‘채널사용사업자(PP)업계는 인터넷(IP)TV에 안가는 것인가, 못가는 것인가.’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PP업체들의 IPTV 진출은 답보상태다. PP업계는 ‘케이블 온리’에서 탈피, IPTV 등 다 플랫폼 시대의 수혜를 기대했지만 아직까지는 큰 변화를 느끼지 못하고 있다. 현재 유력 PP 가운데는 온미디어와 보도채널 YTN 등을 제외하고는 별다른 IPTV 진출 소식이 없다. 최근 60개 채널을 확보한 SK브로드밴드 역시 기존 케이블 PP가 아닌 신규 PP 중심의 채널만을 편성했다.
◇SO의 압력?=PP가 IPTV에 진출하지 못하는 이유로 가장 많이 언급되는 것이 ‘SO의 압력’이다. 기존 강자인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들이 PP를 압박해 IPTV 진출을 막고 있다는 것이 골자다.
하지만 서병호 PP협의회장은 최근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과의 미팅에서 ‘SO의 압박으로 PP들이 움직이지 못한다는 것은 오해’라는 입장을 밝혔다. IPTV에 진출했을 때의 광고·수신료 등의 수익성 즉 시장에 대한 확신이 없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유력 PP업계 관계자는 “PP에게 SO는 절대 갑의 위치에 있다”며 “IPTV에 진출해 성공한다는 확신이 없는 PP들이 SO의 편성권, 채널번호 정책을 무시한채 빠른 결정을 하기는 힘든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최근 SO들이 시장에서 우월적 지위를 남용하는 행위를 감시하고, 위법성이 있으면 철저히 조사해 PP들에게 피해가 없도록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SO의 압력설은 4월 중순 이후 주요 MSO의 연간 채널 편성이 공개되면 어느 정도 사실 확인이 가능할 수 있을 전망이다.
◇스포츠 채널 묶어 팔기?=유료방송 시장에서 강력한 콘텐츠로 꼽히는 것이 스포츠다. 프로야구와 축구가 개막했지만 IPTV는 아직 스포츠 채널을 확보하지 못했다. 최근 한 IPTV사업자는 골프장과 방송 공급 계약을 맺었지만 골프를 포함한 스포츠 채널이 나오지 않자 계약자로부터 불만의 소리를 듣기도 했다.
스포츠 채널은 MBC ESPN·KBS스포츠 등 대부분 지상파 계열의 PP들이 중계권을 확보하고 있다.
IPTV업계 관계자는 “지상파 계열 PP들은 강력한 스포츠 채널과 연예·오락·드라마 채널 등을 묶어 판매하는 방식을 원한다”며 “일부 경쟁력 있는 콘텐츠만을 원하는 측과 묶음 협상 조건을 내세우는 사업자간 이해 차이는 분명히 있다”고 밝혔다.
◇PP 대다수는 구애 못받아=애초 온미디어의 IPTV 진출 이후 CJ미디어 등 PP들의 IPTV 콘텐츠 공급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점쳐졌다. 하지만 대다수 콘텐츠 공급업자는 별다른 구애를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PP업계가 내부적으로 케이블에 올인하는 전략을 버리는 ‘탈 케이블 정책’을 논의하기도 했지만 극히 일부업체를 제외하고는 IPTV로부터 전혀 구애를 받지 못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유력 PP로 꼽히는 CJ미디어 역시 IPTV 진출을 목표로 사업자들과 수개월째 미팅을 해왔지만 가격을 이유로 구체적 성과를 내지 못한 상태다.
저작권 문제도 남아 있다. 영화·다규멘터리 등을 구매해 채널을 편성하는 PP는 IPTV에 채널을 넣기 위해서는 IPTV용 방송권을 별도로 구매해야 하는데 PP들은 이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얘기다.
케이블협회 관계자는 “IPTV에 콘텐츠를 공급하기 위해서는 추가 저작권료 지불이 불가피하지만 아직까지 IPTV에 진출해 비용만큼의 광고나 수신료 수익을 얻는다는 확신이 없다”고 전했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PP의 IPTV진출이 더딘 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