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급등, 주가폭락, 3월 위기설을 진정시킨 핵심 요인은 정부의 녹색성장전략이나 환율 개입, G20 정상회의도 아니었다. 수출에서 IT 부문 무역수지 흑자가 결정적이었다. 최근 주가가 1300선을 넘어선 것도, 환율이 급등한 것도 3월 IT 산업에서 41억3000만달러에 이르는 무역수지 흑자 덕분이었다. 우리나라 경제가 바닥을 쳤다는 긍정적인 신호도 IT 산업 무역수지 흑자에서 나왔다.
지경부가 밝힌 3월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26.7% 감소한 88억달러. 작년 10월 이후 6개월 연속 마이너스 추세다. 긍정적인 신호는 휴대폰과 반도체, 디스플레이 부문에서 나왔다. 휴대폰은 23억9000만달러, 반도체는 18억1000만달러, 디스플레이 패널은 19억4000만달러를 수출했다.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줄었지만, 전체 무역수지 흑자 규모 46억1000만달러의 대부분을 IT에서 만들어냈다.
이것이 IT의 힘이다. IT 산업은 부품을 수입해 가공하고, 이를 수출해야 하는 운명을 받아들인 가장 대한민국다운 히트상품이다. 내수시장에서 정부 지원과 보조금만으로 안정적인 시장을 확대시키는 기존 건설업이나 전통산업과 달리, 해외 초일류기업과 경쟁하며 살아온 산업이다. IMF 구제금융 시절 우리나라를 불황에서 이끌어낸 것도, 경제대공황보다 더 깊다는 지금의 경제 현실에 최초로 희망의 메시지를 던지고 있는 것도 IT 산업이다.
현 집권 세력이 정통부와 과기부를 해체하고, 경제 지표에 갈팡질팡하고 있을 때 우리 IT 기업은 수출 전선을 누볐다. 대통령이 국내외에서 IT 산업이 고용을 줄이고, 빈부격차를 늘려나간다고 주장할 때, IT 기업인들은 묵묵히 수출을 일궈냈다. 정부는 3월 무역수지 흑자가 어디에서 났는지, 그게 누구의 힘이었는지 분석해보기 바란다. IT 산업은 최소한 2018년까지 대한민국의 신성장 산업일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