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발표한 미래 로드맵은 ‘제2의 CDMA 신화 창조를 위한 성장동력 기반 다지기’로 요약된다. 순수 연구개발에만 향후 5년간 최소 3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다. 또 와이브로를 활용한 음성서비스를 제공하지 않겠다는 방침은 와이브로를 대체재가 아닌 보완재로 활용, 통신기술발전방향을 맞춘 효율적인 투자 전략을 모색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SKT는 특히 KT와는 소모적인 경쟁이 아닌 협력으로 미래 한국 방송통신 시장을 이끌어가겠다는 각오다.
◇와이브로·LTE 병행 전략 천명=SKT가 차세대 이통 네트워크로 LTE 계열 도입을 선언한 것은 해외 로밍, 장비 및 단말 도입 등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한 당연한 선택이라는 분석이다. 또 SKT 측에서는 기존 3G 음성서비스 네트워크가 완벽하게 구축돼 있는 상황에서 와이브로를 전국적으로 구축해 음성서비스를 제공할 이유가 없다.
하성민 SKT MNO비즈 사장은 “우리는 GSM 계열 WCDMA 서비스를 하고 있고 와이브로 네트워크도 가지고 있는 등 양쪽모두에 연구와 투자를 하고 있다”며 “와이브로 정책에는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기술 흐름을 감안, 와이브로를 대용량 고속 데이터 서비스로 지속 육성하면서 이통서비스의 보완재로 활용하겠다는 전략이다.
SKT 측은 “반드시 국내 와이브로 시장이 활성화돼야만 해외로 나갈 수 있는지는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면서 “우리는 이미 와이브로를 구축하고 서비스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충분히 해외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와 관련, 방통위 고위 관계자는 “SKT가 와이브로 음성서비스 제공을 안 하고 LTE로 가겠다는 것은 갑작스러운 얘기”라며 “시간을 두고 좀 더 들여다보겠다”고 말해 조율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무선인터넷 활성화에 총력=오세현 C&I 사장은 “무선데이터 활성화의 저해 요인으로 소비자의 불안함, 신뢰도 등이 지적되고 있는만큼 아예 트래픽, 콘텐츠 구분 없이 소비자가 1만5000원, 3만원을 내면 한 달 동안 맘놓고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요금제를 이르면 2분기, 늦어도 3분기에 내놓겠다”고 말했다. 이는 무선인터넷 활성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방통위의 정책에 힘을 보태겠다는 것으로, SKT의 시장 영향력을 고려할 때 무선인터넷 시장 활성화의 기폭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소모적 경쟁 안 하겠다”=정만원 SKT 사장은 이날 KT-KTF 합병법인과 소모적 경쟁이 아닌 질적 경쟁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또 국내 정보통신기술(ICT) 산업의 세계화를 선도해 제2의 CDMA 신화를 창조하겠다는 의지도 피력했다. 정 사장은 또 내부 가이드라인으로 삼는 이동통신 시장 점유율 50.5%는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혀 통합KT의 무선 시장 공략에 적극 대응할 방침을 분명히 했다.
이와 함께 SKT는 미래를 겨냥한 성장동력 발굴과 로드맵 확립에도 총력을 쏟을 방침이다. 5대 성장기술 과제(5nGINE)를 제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SKT는 앞으로 정부가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와이브로 등을 적극 활용하면서도, 미래 통신시장의 흐름에 맞는 성장동력 발굴에 총력을 기울일 전망이다.
심규호·황지혜기자 khs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