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국기헌 기자 = 이르면 다음 달부터 이동통신 시장에 정액제 상품을 둘러싸고 무선인터넷 요금 경쟁이 펼쳐질 전망이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동통신 3사는 상반기 중에 매달 일정액을 내면 추가적인 데이터통화료와 정보이용료 걱정 없이 휴대전화 무선인터넷 콘텐츠를 이 용할 수 있는 이른바 ’통합형 데이터 정액 상품’ 출시 경쟁을 벌일 예정이다. 이통사들은 속속 관련 상품을 새로 선보이거나 기존 상품을 확대, 개편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요금부담으로 인해 무선인터넷 이용자들이 좀처럼 늘어나지 않는 상황에서 데이터통화료와 정보이용료를 통합한 데이터요금상품이 앞다퉈 출시되 면 무선인터넷 시장 활성화를 자극할 것으로 예상된다. 먼저 KTF는 이달 하순께 정액으로 일부 인기 콘텐츠를 무제한 이용할 수 있는 ’완전 자유존’을 새롭게 개편해 이용가능한 콘텐츠 수를 대폭 늘리는 등 서비스를 강화할 계획이다.
KTF는 지난해 9월 말 월 1만원에 ’완전자유존’이라는 무선인터넷 페이지에서 제공하는 10여가지 인기 콘텐츠를 무제한 이용할 수 있는 ’쇼 데이터 완전자유’ 상품을 선보인 바 있다. 뉴스, 메일, 증권, 뱅킹, 모바일싸이월드를 비롯해 벨소리, 배경화면 등 인기 상위 콘텐츠를 중심으로 완전 자유존을 구성한 이 상품은 이후 꾸준한 인기를 얻으며 출시 6개월 만인 지난달말 기준으로 가입자를 60만명 이상 확보했다. 이 상품의 고객 이용률이 기존 요금상품과 비교 해 4배나 높다는 점에서 KTF는 데이터 정액상품의 성장 잠재력을 자신하고 있다. 이에 맞서 SK텔레콤은 이르면 오는 6월께 월 정액요금으로 무선인터넷 콘텐츠를 무제한 이용할 수 있는 요금제를 선보일 계획이다. 업계는 SKT가 콘텐츠제공업체(CP)와의 계 약 등을 고려할 때 일단 특정 콘텐츠 존에서 정보이용료 없이 무제한으로 콘텐츠를 이용하는 형태의 정액제를 우선 선보인 뒤 대상 콘텐츠를 확대해 나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월정액 6천원에 데이터정액제 서비스인 ’오즈’를 선보여 짭짤한 재미를 본 LG텔레콤도 특정 콘텐츠를 정보이용료 부담없이 안심하고 쓸 수 있는 결합 또는 별개의 정액요금제를 5~6월 중 내놓을 계획이다.
통합 데이터 상품의 출시로 소비자들의 혜택은 늘어날 것으로 보이지만 콘텐츠 업계는 기대 반 우려 반이다. 콘텐츠를 홍보하고 판매할 수 있는 채널이 새로 생기는 셈이지만, 정보이용료가 데이터통화료와 함께 정액 제로 과금이 되면 수익배분 기준이 명확해지지 않기 때문이다.
기존에는 건당 정보이용료가 명확하게 구분돼 수익을 챙길 수 있었지만 통합 요금제를 적용할 경우 데이터통화료와 정보이용료, 다른 콘텐츠와의 수익배분을 놓고 이해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이동통신사간에 경쟁적으로 무료 제공하는 콘텐츠를 늘리는 시장구조가 되면 상대적으로 이통사에 종속된 CP들이 저가로 콘텐츠를 공급해야 하는 상황도 우려된다. 한 이동통신사 관계자는 “통합형 데이터정액상품의 경우 이통사와 CP가 챙길 수 있는 데이터통 화료와 정보이용료 마진이 기존에 비해 낮을 수밖에 없다”면서 “그러나 무선인터넷 이용인구가 늘어나면서 전체 수익은 더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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