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산업은 미래산업’이라는 신념 하나로 3년 전 게임업계에 뛰어들었다.
멀쩡하게 잘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어느 날 갑자기 게임회사를 간다니, 우선은 가까운 사람부터 이해하지 못했다. 당시만 해도 게임이라고 하면 ‘애들 공부나 방해하는 것’으로 인식했다. 아이러니하게 사람들을 설득하면서 ‘우리나라가 앞으로 먹고살 길은 게임산업’이라는 확신이 더욱 강해졌고, 결국 지금의 회사를 선택하게 됐다.
그해 여름, 정치적으로 이용된 사행성 게임장 스캔들을 시작으로 게임을 보고 모방했다는 총기난사사건, 개인정보유출사건 등이 연이어 터졌다. 게임산업과 직접적인 관련은 없었지만, 사건이 터지면 게임산업 종사자는 늘 죄인이 됐다. 억울해도 하소연할 곳이 없었다.
3년이 지나 다시 한번 게임산업이 뜨거운 관심을 받게 됐다. 이번에는 죄인을 바라보는 듯한 시선이 아니었다. 관심의 초점은 두 가지. 하나는 불황과 고환율 여파 속에서 일궈낸, 연이은 게임업체들의 어닝 서프라이즈였다. 다들 게임산업이 왜 이렇게 잘나가고 있는지 궁금해했다.
또 하나는 일명 ‘닌텐도’ 발언이었다. 이렇게 게임을 향한 관심이 고개를 드는 마당에 “우리는 왜 그런 걸 못 만드느냐”는 대통령의 발언은 기폭제가 됐다. 여기저기서 “우리도 만들고 있다”는 얘기들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그와 더불어 “원래 우리나라가 게임, 그중에서도 온라인 게임은 참 잘하니, 도와주자”는 말도 나왔다.
그러나 걱정이다. 뜨거운 관심이 자칫 반짝 인기로 그칠까 두렵다. 게임산업은 지금까지 누가 잘한다고 칭찬하든, 못한다고 뭐라 하든 상관없이 늘 할 일을 해왔지만, 최근의 상황은 겉으로 보이는 것과 달리 어려운 시기다. 게임산업 종사자로서 제발 이 시기를 잘 극복할 수 있게 앞으로도 꾸준한 관심과 사랑을 가져주길 진심으로 부탁한다. 우리 종사자들은 꾸준한 성적으로 보답할 것이다.
이수현 한빛소프트 홍보법무팀 과장 larry@hanbitsof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