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의 경제불황에서도 사회와 산업의 정보화에 따라 비즈니스 IT 수요는 여전히 커지고 있다. 특히 기업이 관리해야 하는 데이터 양은 지금 이 순간에도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따라서 지속적으로 새롭게 생성, 수집되는 데이터를 보관하고 관리하기 위한 IT 투자 수요와 더불어 디지털화된 자산에 대한 기업의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전 세계적으로 각종 법적 규정 또한 늘어나고 있다. 반면에 어려워진 경제여건으로 기업의 IT 예산은 축소돼 IT 현업 담당자의 고민도 그만큼 큰 것이 현실이다.
돌이켜 보면 1990년대 이후 비즈니스 전산시스템화에 따라 각 기업은 사내에 흩어져 있는 데이터를 통합하고 적시에 활용하기 위해 ERP시스템 등 IT 분야에 막대한 투자를 집행해 왔다. 그 결과 기업 고유의 업무영역은 혁신과 새로운 가치창출을 도모할 수 있었으나 기업의 IT 운용비용은 눈덩이처럼 불어나 지속적으로 비대해져 왔다. 따라서 세계 유수 기업은 효율적인 전산 인프라 운용을 위해 그린IT, 클라우드 컴퓨팅, 신 프로비저닝(thin provisioning) 등과 같은 새로운 IT를 적극 접목하고 있는 추세다. 이러한 측면에서 기업이 IT 자산의 관리 혁신을 위해 먼저 고려할 수 있는 요소는 ‘통합화’다. 기존에 도입한 이기종 IT 설비를 통합하고, 기업의 데이터를 더욱 적극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현실적인 도구로서 가상화 등 다양한 방법이 이미 검토·도입되고 있다.
다음으로 고려할 수 있는 요소는 이러한 데이터의 통합관리에 따라 데이터를 ‘재배치’하는 방안이다. 즉 업무특성에 따라 데이터를 분류하고 이를 스토리지 인프라 가치 측면에서 실제적으로 어떻게 재배치하고 저장, 관리하는지 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지금까지의 데이터 저장은 주로 서버를 중심으로 관리돼 왔기에 단순히 시스템을 통합하는 방법을 취해 왔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과정은 또 다른 비용투자를 가져오고 이미 투자된 자원의 불용화를 촉진함으로써 결국 비효율적인 IT 인프라 운용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었다. 따라서 데이터 생명주기 관리를 적용한 정보관리 환경이 조성돼야 애플리케이션의 효율성을 증대할 수 있다. 이 밖에도 스토리지 활용률을 한층 높일 수 있는 데이터 중복제거 기술과 기업의 자산인 데이터 활용도 및 보관 편의성 제고를 위한 전자문서화 추세에 따라 위·변조를 막기 위한 진본성 보장 기술도 널리 사용되고 있다.
IDC 보고서에 따르면 2011년 국내에서 생성·복제 및 유통되는 디지털 정보량은 약 2만7237페타바이트로, 이를 책으로 환산하면 한반도 해안 연안선을 따라 100m 폭의 벽을 11m 높이로 쌓을 수 있는 분량이라고 한다. 따라서 앞으로 모든 기업은 증가하는 데이터 관리에 무관심해서는 안 된다. 단순히 데이터를 저장해 놓는 차원을 넘어 데이터를 보관하고 활용하는 문제에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위기(危機)는 위험과 기회를 모두 포함하고 있는 말이다. 위기를 단지 위험이라고만 여길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기회를 찾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잔뜩 몸을 움츠리고 몸집을 축소하는 데만 급급할 것이 아니라 기존 자산 활용을 극대화할 수 있는 새로운 관리방법을 모색하고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것이 현재와 같은 글로벌 위기 속에서 기업의 미래를 보장받는 최선의 방법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