닌텐도 ‘위’의 판매 부진이 일본에 이어 미국에서도 나타났다.
19일 미국 시장조사 업체인 NPD그룹에 따르면 지난 3월 닌텐도의 ‘위’는 60만1000대가 팔려 작년 동기 대비 17% 줄었다. 경쟁제품인 마이크로소프트(MS)의 ‘X박스360’은 26% 늘어난 33만대가 판매됐고,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PS)3’ 판매는 15% 감소한 21만8000대를 기록했다.
판매량에선 여전히 압도적인 우위를 보이지만 닌텐도 ‘위’의 판매 감소는 작년 1월 이후 14개월 만에 처음이다. 또 ‘위’는 일본에서도 지난 3월 소니의 ‘PS3’에 밀려 2위로 떨어진 바 있다. ‘위’의 판매 부진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리서치컨설팅 업체인 스트라베이스 측은 “지난 3월 ‘위’가 일본에서 판매 1위를 놓친 것은 16개월 만에 처음”이라며 “통상적으로 일본 시장의 소비 패턴이 2∼3년의 시차를 두고 해외에서 재현된 것을 감안할 때 위의 판매 부진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잘 나가던 위의 잇따른 부진은 닌텐도 게임들이 쉽게 질리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 있다. 가족용 캐주얼게임 위주로 게임들이 집중돼 화려한 그래픽을 자랑하는 ‘PS3’나 ‘X박스360’의 게임들에 비해 쉽게 지겨워지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이와타 사토루 사장은 최근 ‘위’의 부진을 인정하고 그 원인으로 “작년 연말에 출시한 게임들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오는 6월부터 ‘위 스포츠 리조트’ 등 기대작들의 출시가 이어질 예정이기 때문에 다시 활력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