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위원회가 와이브로 활성화를 위한 ‘큰 걸음’을 내딛고 있지만 사업자의 행보는 이에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방통위는 지난해 와이브로 음성 탑재에 이어 이달 초 식별번호 (010) 부여 결정 등 와이브로 활성화를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한 만큼 본격적인 와이브로 활성화는 KT와 SKT 등 사업자의 몫이라는 판단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KT와 SKT의 행보는 ‘정중동’ 그 자체다.
이에 따라 방통위는 내달까지 KT와 SK텔레콤의 와이브로 투자 이행 점검작업을 내달까지 완료하고 미진할 경우 특단의 조치를 마련할 방침이다.
방통위의 투자 이행 점검결과가 규제기관과 사업자 간 ‘와이브로 활성화’ 보폭을 줄이는 분수령으로 작용할지 주목되는 대목이다.
◇방통위 “제도적 기반 마련…공은 사업자에게”=방송통신위원회는 와이브로 활성화를 위한 여건은 일단락됐다는 입장이다.
와이브로를 이용한 음성통화가 가능한 단말기 개발과 새로운 서비스·요금상품 출시 등을 통한 와이브로 활성화는 KT와 SKT가 해결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방통위는 와이브로 투자 이행 점검작업을 통해 KT와 SKT가 제출한 와이브로 투자 실적이 제대로 집행됐는지, 커버리지 지역에서 서비스가 가능한지 등을 집중적으로 점검할 예정이다.
이런 가운데 KT와 SK텔레콤의 투자 이행 계획과 실제 투자 실적 간 ‘괴리’가 존재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방통위 관계자는 “KT와 SKT의 와이브로 투자와 관련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듣고 있다”며 “ KT와 SKT의 투자 이행 실적을 철저하게 점검할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투자 실적이 미진할 경우에 어떤 조치를 내리겠다고 결정된 사항은 없다”면서도 “이행 계획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는 게 방통위의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따라서 이 같은 방통위의 와이브로 활성화 정책기조를 감안할 때 투자 실적이 미진한 사업자의 경우 별도의 조치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사업자 “계획대로 투자 이행…미래 불확실성 해소 안돼”=KT와 SKT는 당초 계획대로 투자를 이행했다는 입장이다. KT와 SKT의 와이브로 투자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계획 대비 각각 92%와 100%에 이른다는 설명이다.
오는 2011년까지 1조431억원을 투자하기로 한 KT가 7330억원을, 8150억원 투자를 계획한 SKT는 6669억원을 투자했다고 소개했다. 뿐만 아니라 앞으로 남은 투자 또한 차질 없이 이행하겠다는 의지도 피력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KT와 SKT는 와이브로 활성화에 이렇다 할 대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KT가 와이브로와 3세대(3G) 이동통신을 결합, 와이브로 활성화를 꾀하겠다고 공언했지만 근본적인 와이브로 활성화에는 못 미친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SKT는 와이브로를 종전과 마찬가지로 데이터 서비스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반복하고 있을 뿐 이렇다할 활성화 전략을 내놓지 않고 있다.
와이브로 음성 탑재 등으로 경쟁을 활성화하고 이용요금을 낮춰 이용자 편익을 극대화하겠다는 방통위의 정책기조가 제대로 실현될지 의문이 제기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에서 ‘계륵’으로 평가절하될 위기에 놓인 ‘와이브로’를 활성화하기 위해 규제기관과 사업자가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어떤 접점을 찾을지 주목된다.
김원배기자 adolfkim@etnews.co.kr
투자이행 점검후 미진하면 특단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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