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쇼핑, 왜 꺼리나

 ‘휴대폰으로 쇼핑? UI 개선과 완벽한 보안 먼저….’

 이동통신사가 휴대폰에서 제공하는 ‘모바일 쇼핑’이 날개를 펴지 못하고 있다. 유선 인터넷을 통한 전자상거래가 활성화되고 있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모바일 쇼핑의 결재 과정이 불편한데다 보안 불안감까지 가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19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SK텔레콤·KTF·LG텔레콤 이통 3사가 운영하는 왑(WAP) 방식 모바일 쇼핑몰 거래 규모는 534억원으로 전체 전자상거래 시장 규모의 0.3%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같은 기간 인터넷 쇼핑몰 및 TV홈쇼핑 등을 통한 전자상거래 시장이 19조2000억원으로 지난 2005년에 비해 150% 이상 급신장한 것과 대조적이다.

 SK텔레콤은 지난해 모바일인터넷 네이트 내에 운영하던 ‘네이트옥션’ 이용률이 저조해 서비스를 중단했다. 이후 온라인 오픈마켓 11번가를 휴대폰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지만 매출이 미미한 수준이다.

 KTF와 LG텔레콤도 각각 ‘쇼몰’과 ‘손안의 쇼핑’이라는 모바일 쇼핑 사이트를 운영하면서 재미를 못 보고 있다. 이통사 관계자는 “모바일 인터넷이 확산되면서 쇼핑몰 접속자는 꾸준히 늘고 있지만 실질적인 판매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모바일 쇼핑이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는 것은 가입자들이 PC 기반 쇼핑에 비해 답답한 모바일 UI에 매력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유선 인터넷으로 쇼핑하면 더 빠른 속도로 더 많은 혜택을 얻을 수 있다.

 특히 안전한 결재에 신뢰가 없다는 점이 문제다. 모바일 쇼핑은 안심클릭, 인터넷안전결재(ISP) 등 유선 인터넷과 같은 보안 결재 플랫폼을 갖추고 있지 못하다. 때문에 가입자들이 모바일 쇼핑 중 카드 결재를 위해 개인정보를 제공하는 것에도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

 또 모바일 쇼핑에 특화된 상품이 없는 것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SKT 관계자는 “전반적인 모바일 쇼핑이 위축된 가운데서도 휴대폰 선물 메시지 서비스 ‘기프티콘’은 하루 평균 1만5000건의 주문 건수를 기록하면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면서 “여기서 알 수 있듯이 모바일에 최적화된 구매시스템, 부담 없는 소액상품 등 유선 인터넷과 다른 맞춤 서비스 구축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황지혜기자 gotit@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