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국기헌 기자=국내 정보 통신계의 축제일인 ’정보통신의 날’ 기념식이 올해도 따로 열린다.
방송통신위원회와 지식경제부 우정사업본부는 지난해에도 정보통신의 날을 맞아 잔칫상을 따로 차린 바 있다.
19일 방통위와 우본에 따르면 두 기관은 오는 22일 별도로 제54회 정보통신의 날 기념식을 개최한다. 정부 정보통신 업무의 정통성이 어느 부처에 있는지를 두고 두 기관이 미묘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방통위는 22일 오전 최시중 위원장 주재로 세종로 방통위 청사에서 기념식을 열어 정보통신의 날 정부포상자 9명 등에게 표창한다. 우본도 이날 오후 남궁 민 본부장 주재로 종로구 서린동 본부에서 경영평가 우수청, 고객만족경영 우수관서, 우정 CS 대상을 표창하고 민간인 정부포상자 9명에게도 시상한다. 이처럼 두 정부기관이 별개로 정보통신의 날 행사를 개최하는 것은 지난해 우본이 정부조직 개편에 따라 방통위의 전신인 옛 정보통신부에서 지경부 산하로 넘어가면서다.
현재 방통위가 정보통신의 날을 주관하지만, 그 역사적 뿌리는 정통부에서 지식경제부로 관할이 이관된 우본에 더욱 가깝다는 평가다. 정보통신의 날은 체신의 날로 출발했다. 1956년에 1884년 12월4일 고종 임금이 우정총국 개설 축하연을 연 날을 당시 체신의 날로 지정했고, 1972년에 고종이 우정총국을 개설하라는 칙령을 내린 4월22일로 옮겼다. 이후 1995년 체신부가 정보통신부로 부처 이름을 바꾸면서 기념일도 정보통신의 날로 바꿨다.
정보통신의 날에는 ’집배원의 날’도 들어 있다. 집배원 순직을 기리고자 만들어진 집배원의 날은 1967년부터 지정돼 따로 기념식이 열리다 1973년 체신의 날로 통합됐다. 이후 정부 조직개편 이후인 작년 2월29일 ’각종 기념일 등에 관한 규정’에 따라 정보통신의 날은 방통위가 주관하는 것으로 조정됐다.
이에 따라 우본은 행사 주관을 놓고 행정안전부 및 방통위와 수차례 협의를 했지만 행안부에서는 방통위와의 합의를 원하고, 방통위에서는 합의 불가를 주장하는 바람에 절충점을 찾지 못한 상태다. 우본은 “기념일의 제정 취지 및 유래 등 역사적 사실, 종사원의 정서 등을 고려할 때 현재 정보통신의 날은 우정업무를 관장하는 지경부로 주관부처를 조정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방통위는 정보통신의 날을 두고 양 부처가 갈등하는 것처럼 비치는 것에 대해 조심스런 입장이다. 방통위 관계자는 “따로 행사를 개최하는 나름의 이유와 아픔이 있다”며 “장기적으로 고민해 풀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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