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 글로벌 산학협력 통해 그린에너지 강국으로

[ET단상] 글로벌 산학협력 통해 그린에너지 강국으로

 현재 대한민국 에너지 소비량은 세계 10위고 에너지 소비 증가율은 OECD 국가 중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렇기에 ‘에너지 자원관리’와 ‘지구온난화’ 문제는 이미 우리에게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주요 과제라 할 수 있다.

 현재 세계시장을 선도하는 선진국은 이미 고효율 친환경 에너지 시스템 개발을 새로운 블루오션 시장을 열어가는 미래 전략사업으로 설정, 관련 기술을 개발하기 위한 연구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우리 정부도 이러한 시대적 요구에 발맞춰 친환경 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녹색 에너지 실현은 인류 공동의 생존을 위한 절체절명의 과제다. 이러한 목표 달성의 주체가 되는 것이야말로 한국이 글로벌시대 리더로서 확고한 자리 매김을 하는 길이 될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에너지 시스템의 원천기술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도전에 더욱 전략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강화된 글로벌 산학협력 정책수립이 필요하다.

 이러한 인식하에 정부는 해외 유수의 연구개발(R&D) 자원을 국내로 유입, 우리 연구기관에서 활용·결합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정책을 펼쳐 왔다. 이러한 노력의 하나로 세계적 동력시스템 업체인 영국 롤스로이스와 부산대학의 파트너십 프로그램 운영사례를 들 수 있다.

 롤스로이스는 일반인에게는 고급 자동차로 유명하지만 세계 최고 수준의 가스 터빈 및 에너지 기술을 보유한 회사다. 부산대학은 롤스로이스와 고효율 친환경 에너지 기술의 공동 개발을 위한 상호 양해각서(MOU)를 2005년 교환하고 협력기반을 구축했다. 이후 파트너십 프로그램은 중앙정부와 지자체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다양한 연구과제를 공동으로 수행하는 등 주목할 만한 진전을 이뤘다.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 2008년 2월, 영국·미국 등 선진국에 이어 아시아권에서는 최초로 롤스로이스 대학기술센터(UTC)가 한국에 설립됨으로써 첨단 에너지 관리기술을 더욱 효율적으로 공동 개발할 수 있게 됐다.

 이렇게 개발된 기술은 미래 항공기, 산업 및 선박용 가스터빈의 효율 향상에 다양하게 활용됨으로써 시스템 기술의 녹색화를 이끌 전망이다. 특히 국내 중견 지역산업체인 동화엔텍과 협력해 초경량 고효율 열교환기 제조기술의 상용화를 주도함으로써 국내 산업계의 기술적 수준과 위상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이렇게 조성된 협력기반 토대 위에 미래 연구 인력 양성을 위해 2004년부터 매년 우수학생을 영국 및 캐나다에 있는 롤스로이스 협력기관에 파견하고 6∼9개월 동안 근무하도록 함으로써 선진 엔지니어링과 연구시스템을 배울 수 있도록 하는 ‘국제 인턴십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이에 더해 우수인력의 상호 교류를 통한 실질적 협력 기반 확충을 위해 양국의 엔지니어, 교수진 및 연구원이 정기적으로 상대국을 장·단기로 방문해 공동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이처럼 해외우수연구기관의 유치는 해외 선진기술 및 인력의 유입, 글로벌 인력 양성, 새로운 비즈니스 창출, 지역 경제 활성화 등 유무형의 파급 효과가 대단히 크다. 그러므로 정부는 더욱 많은 성공적인 국제협력 사례가 도출될 수 있도록 해외우수연구기관 유치와 국제 공동연구에 과감한 투자와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오늘날 우리는 고도화된 산업 기술 사회에서 환경, 에너지 고갈, 고령화 등 매우 복잡하고 쉽게 해결책을 찾기 어려운 문제가 산재한 시대를 살고 있다.

 위기가 곧 기회라는 말이 있다. 이러한 때일수록 한국인 특유의 창의성과 성실함을 기반으로 주도적으로 국제협력 모델을 개발하고 세계적 연구기관과의 상호 신뢰를 구축해 나가야 한다. 유례없는 세계적 불황 속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키워갈 수 있는 확실한 투자며 유일한 돌파구기 때문이다.

 하만영 부산대 롤스로이스 대학기술센터장 myha@pusan.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