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공짜 `모바일 DTV` 나온다

 올해 늦여름 쯤이면 미국에도 공짜 모바일 방송 서비스가 등장할 전망이다.

 전미방송사협회(NAB)는 20일(현지시각) 휴대폰·노트북PC 등 휴대 기기에서 무료 디지털 TV방송을 시청할 수 있는 ‘모바일(Mobile) DTV’ 서비스를 올해 늦여름께 워싱턴을 기점으로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NAB는 올해 안에 28개 도시로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뉴욕·시카고·샌프란시스코 등 주요 대도시를 거점으로 전국 가구의 39% 정도를 커버하게 된다.

 모바일 DTV에는 우선 CBS의 지역방송국·NBC·PBS·FOX의 자회사 등 다섯개 방송사가 참여한다. 콘텐츠는 일반 TV와 동일한 내용으로 채워지며 수신료 대신 광고 수익을 노린다.

 기술표준은 LG전자와 삼성전자가 공동 개발한 ‘ATSC-M/H(Mobile Handheld)’ 방식이다.

 관련 업계는 휴대폰을 중심으로 수신를 내장한 기기가 쏟아지면 시장이 급격히 커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미국의 모바일 TV는 퀄컴이 주도한 ‘미디어플로(MediaFlo)’ 방식이다. 매월 10달러 가량의 이용료를 요구해 가입자 증가폭이 시원치 않았다.

 업계는 공짜 모바일 방송이 시작되면 현재 1000만명이 채 안되는 모바일 TV 이용자가 수년내 50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하지만 장밋빛 전망 속에서도 기술과 제품, 서비스를 아우르는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현재로선 모바일 DTV를 지원하는 기기가 전무하다. 델이 다음 주 NAB가 개최하는 전시회에 모바일 DTV 수신기를 내장한 넷북 ‘미니10’을 선보일 예정이지만 휴대폰 출시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 이통사업자들이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는 게 문제다. 미국 이동통신시장은 이통사의 입김이 거세다. 이들은 휴대폰 자회사를 두고 단말기에 어떤 기능을 넣을지까지 결정한다. 주요 이통사 4개 중 3사는 이미 매월 10∼15달러를 받는 유료 모바일 방송 서비스를 갖고 있다. 주문형 프로그램과 모바일 TV 전용 콘텐츠, 생방송 등을 혼합한 서비스다.

 모바일TV 전문업체 모비TV(MobiTV)의 케이 요한슨 최고기술책임자(CTO)는 “모바일 DTV의 현재 사업 모델은 이통사를 배제하고 있다”며 “당근이 주어지지 않는 이상 이통사들은 움직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차윤주기자 chayj@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