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22일 청와대 충무전실에서 열린 정보통신(IT) 업계 간담회에서 IT 전담 비서관 신설을 약속했다. IT 업계에서 들불처럼 번지던 ‘홀대론’에 대한 이명박 정부 차원의 첫 화답이다. 이날은 54회 정보통신의 날이었다. 다행스러운 일이다. 부처 간 IT 정책을 조정하고, 국가 최고의 수출동력인 IT 업계를 대변하는 컨트롤 타워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하기를 기대한다.
눈여겨볼 만한 것은 이날 간담회에서 나온 이 대통령의 발언이다. 그간 청와대와 정부 측에서 나온 IT 폄하 발언과는 논조가 사뭇 달랐다. 한껏 자세를 낮췄으며, IT인들을 ‘섬기는’ 모습이었다.
이 대통령은 “초기부터 IT 업체분들을 만나고 싶다고 주문했다”며 “(정부가) 어떻게 IT 업계를 시스템적으로 지원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외론을 의식한 듯 “녹색성장과 녹색기술에 여러분이 중심이 될 수 있다” “여러분d에게서 무엇이 불편한지 얘기를 듣기 위해 자리를 마련했다” “정부가 이렇게만 하면 좋은데라는 얘기를 듣고 싶다. 아무튼 고맙다” “정부가 해야 할 일도 제안해 달라”며 달랬다. 다른 산업과의 융합 대상, 고용창출에 큰 도움이 안 되는 산업 정도로 치부됐던 것과는 격이 다른 모습이다. 업계는 기대 이상의 변화라며 환영했다.
청와대 IT 전담 비서관 등장으로 IT 정책 부재가 하루아침에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을 우리는 안다. “IT 업계가 핵심기술 개발 및 새로운 분야를 개척해 일자리를 창출하고 경제위기 극복 돌파구를 마련해 다시 한번 IT강국의 희망을 만들어 주길 바란다”는 이 대통령의 기대치를 달성하려면 이번과 같은 대통령의 지속적인 관심과 격려가 필요하다. 대통령의 IT 리더십이기도 하다. 54회 정보통신의 날. IT인들은 IT와 희망이라는 단어가 공존할 수 있음을 다시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