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로이터=연합뉴스) 앞으로 수년 이내에 미국의 군사작전이 상당 부분 로봇 병력에 의해 이뤄지게 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윤리가 기술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003년 미군이 이라크를 침공할 때만 해도 지상에는 작전 수행용 로봇이 한 대도 없었고 사정은 아프가니스탄 전쟁 초기에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최근 이라크전쟁과 아프간 전쟁에는 모두 1만2천여개의 지상 배치 로봇과 7천여대의 무인정찰기 등이 투입됐다.
브루킹스 연구소 보안분석가 피터 싱어는 최근 미 육군대학에서 군사용 로봇이 급증하는 추세에 대해 “공상과학소설이 전장으로 옮겨가고 있다”며 “미래가 우리 앞에 있다”고 말했다.
최근 로봇 전쟁에 대한 책을 낸 싱어는 이 책에서 미래의 전쟁에서는 기계가 작전을 수행할 뿐 아니라 작전을 짜는데에도 더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2001년 미국 의회는 로봇 연구와 개발 관련 분야에 대한 2가지 목표를 설정했는데 2010년까지 장거리 공격용 무인 전투기를 전체 병력의 3분의 1로 확대하고 2015년까지는 무인 지상 전투 차량을 3분의 1 수준까지 확보한다는 것이다.
미국이 기한 내에 목적을 달성하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지만 기한에 과도하게 집중한 나머지 정작 윤리 등의 중요한 문제는 뒷전으로 밀려났다는 지적이다.
캘리포니아 폴리텍주립대 연구팀이 최근 미 해군연구청을 위해 진행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시장에 서둘러 뛰어들려는 정서와 로봇이 시키는 업무만 수행할 것이라는 “잘못된 통념” 때문에 로봇 윤리 문제가 합당한 관심을 받지 못했다고 주장한다.
로봇 병기가 무장한 반군세력과 민간인을 어떻게 구분할 지, 무인 병기에 교전수칙이나 전쟁법규를 어떻게 프로그램에 입력할 지, 불의의 사고가 발생할 경우 책임은 누구에게 지워야 하는지 등도 문제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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