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현지시각) 1분기 실적과 관련해 캐럴 바츠 야후 최고경영자(CEO)가 참석한 가운데 열린 콘퍼런스 콜에서는 많은 이야기가 오갔다. 야후는 광고주들이 온라인 지출을 줄이면서 13%의 매출 하락과 78%의 수익 감소라는 쓴 맛을 봤고, 이어 675명의 감원계획도 전했다. 하지만 애널리스트들이 진정 우려한 것은 하나였다. 야후의 검색사업 매각.
미 경제 전문지 포천(Fortune) 인터넷판은 야후가 검색사업 부문을 내놓을 경우 ‘절름발이’ 사업구조를 낳게 된다며 팔지 말아야 할 이유를 제시했다.
◇다시 열린 협상채널=지난해 인수협상 결렬 이후 검색사업을 겨냥한 야후와 마이크로소프트(MS)간 물밑 협의가 최근 재개됐다. 이번 협의는 검색사업과 관련된 제휴를 위한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의 관심은 매각 가능성에 쏠려 있다.
구글을 따라 잡고픈 MS는 여전히 야후의 검색사업을 탐내고 있다. 야후와 MS는 검색시장에서 각각 20%, 8%의 시장점유율을 갖고 있다. 구글이 60%를 장악하고 있지만 MS가 야후를 삼킬 경우 구글에는 상당한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포천은 “바츠가 검색사업을 매각할까?”라는 질문은 잘못된 것이며 차라리 “왜 그래야(팔아야) 할까?”라는 반어적 질문으로 매각의 효과를 낮게 봤다.
◇득(得)보다 실(失)이 많다=명확하지 않은 점은 야후가 검색사업 협상으로 취할 수 있는 이득이다. MS는 검색사업 인수보다는 야후의 화면(디스플레이) 광고 공간을 자사의 MSN 부문에 내줄 것을 제안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는 야후의 광고영업 조직이 경쟁관계에 있는 MSN을 위해 활동하는 어색한 상황을 연출할 수 있다.
야후의 영업담당 임원은 최근 바츠에게 상위 200대 광고주들이 검색광고와 화면 광고를 묶어 패키지로 사는 조건을 선호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검색사업을 넘길 경우 절름발이 영업이 불가피하다는 점도 설명했다.
이 같은 마이너스 효과까지 감내하며 검색을 내줘야 할 만큼 야후의 현금여력이 절박한 것도 아니다. 야후는 거의 40억 달러의 은행 잔고를 보유하고 있고 주가도 올들어 12% 오르며 선방하고 있다.
◇바츠의 선택=검색협상에 대한 반대론은 야후의 검색 부문이 바츠가 내팽개칠 수 있는 비핵심 사업이 아니라는데 있다. 인터넷 이용자가 검색엔진을 이용할 때 남기는 단서는 광고주들의 주요 관심사다. 이는 곧 야후가 자사의 광고 효율을 높이도록 시스템을 개선하는 근거기도 하다.
또 광고주들은 주저없이 야후 광고의 효과를 측정·증명할 명확한 방안을 묻고 있다. 즉 야후는 미니밴의 플래시 디스플레이 광고를 본 사람이 나중에 이를 검색한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하지만 검색사업을 내준다면 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최근 바츠는 광고업계 관계자들에게 검색 정보와 관련해 야후의 접근을 위협하는 어떤 협상도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따라서 야후가 검색 매각이 아니라 전반적인 검색 사업을 관할하는 조건으로 MS와 협상을 맺을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지만 이 역시 야후의 전략사업에 모호성을 더할 수 있다는 우려를 동반한다.
포천은 바츠가 내릴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은 어떻게든 검색사업을 가까이 두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정환기자 vict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