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위원회에 사무총장(혹은 사무처장)을 신설하는 문제가 난항을 겪고 있다.
국회방송통신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고흥길 이하 문방위)는 27일 오전 7시 30분 법안소위원회를 열고 이종걸 민주당 의원 등이 제출한 ‘방송통신위 설치에 관한 법률안’에 대해 두 시간 가량 토론했지만 서로의 입장 차이로 결론을 내지 못했다.
정부는 5인 합의제 기구인 방통위 업무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사무총장을 신설해 실무 업무는 사무국에서 처리하도록 하는 개정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날 방통위와 한나라당 의원들은 사무총장제 도입의 당위성을 알리는데 주력했지만 변재일 의원 등 민주당 의원들은 정부의 방통위 청부입법이라며 강하게 반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2일 개최된 국회 문방위 전체회의에서도 민주당 등 야당의원들은 차관급의 사무총장제 신설이 합의제 기구인 방통위의 본질을 무시하고 방송위원장과 사무총장이 독단적으로 조직을 운영하겠다는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한 바 있다.
논란이 지속되자 이날 법안 심사소위에서는 이 문제를 추후 논의키로 했다. 이에 따라 4월 임시국회에서는 관련 법안이 재논의되기 힘들 전망이다. 특히 민주당에서는 전체회의 상정 자체를 거부하는 상황이어서 향후 자연스럽게 폐기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안정상 민주당 방송통신전문위원은 “방통위가 설치된지 1년도 되지 않는 상황에서 사무총장제 도입을 논의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특히 방통위의 독립성을 더욱 훼손하는 대표적인 청부입법이기 때문에 절대 통과시킬 수 없는 법안”이라고 밝혔다.
한편 소위에 이어 이어진 문방위 전체 회의에선 진성호 한나라당 의원이 발의한 ‘방송문화진흥위원회법 개정안’이 토론에 부쳐졌지만 민주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한 의원들의 반대로 본회의로 가는데 실패했다.
한정훈기자 existe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