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최대 가전 유통점인 베스트바이가 자사브랜드(PL private label) 제품에 사활을 걸었다.
28일 월스트리트저널은 베스트바이가 월마트·아마존닷컴 등 경쟁사업자들과 대항하기 위한 핵심 카드로 PL 가전제품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이같은 행보는 월마트 등 할인 매장에서 평판TV 등에 대한 가격 전쟁을 선포하면서 유통 마진을 줄인 PL 상품으로 승부를 걸겠다는 전략이다.
외신에 따르면 지난 2월말 마감된 이 회사의 지난 회계연도 PL 가전 매출은 전년보다 무려 40%나 늘어났다. 회사 전체 매출과 이익이 감소했다는 점을 고려할 때 눈에 띄는 성과다.
베스트바이는 소비자 가전 시장에서의 인지도와 신뢰를 바탕으로 PL 상품 매출이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같은 상승세를 바탕으로 향후 시어스의 ‘켄모어’ 가전이나 ‘크래프츠맨’ 공구처럼 충성도가 높은 PL 상품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감도 높아졌다.
최근 베스트바이 PL 상품 중 인기를 끄는 것은 구글의 검색 기능이 탑재된 위성항법시스템(GPS)과 고선명 라디오 수신기, MP3플레이어 등 고사양을 뺀 보급형 디지털 액자 등이다. 인시그니아·다이넥스 등의 PL 상표를 단 TV와 로켓피시 비디오 케이블 등도 판매고 증대에 한몫하고 있다.
아이서플라이에 따르면 베스트바이의 인시그니아와 다이넥스 TV의 지난해 12월 미 평판TV 시장에서 4.9%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이는 1년 전 2.3%에 비해 두 배 이상 뛴 수치다.
반면 이처럼 PL 상품에 주력하면서 품질 저하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됐다. 지난 2일 베스트바이는 PL TV인 인시그니아 26인치 TV 2대에서 화재가 발생, 1만3000대를 리콜 조치했다.
켈리 괼러 베스트바이 대변인은 “모든 유통업체들이 이같은 고민에 직면해 있지만 이에 대비할 준비가 돼 있다”고 설명했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