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 이범홍 게임파크홀딩스 사장 "이용자가 만든 게임으로 닌텐도 아성에 도전"

[이사람] 이범홍 게임파크홀딩스 사장 "이용자가 만든 게임으로 닌텐도 아성에 도전"

 “이용자 스스로 게임 콘텐츠를 생산하는 시장을 만들 것입니다. 닌텐도 성공의 비밀은 창의적인 콘텐츠였습니다. 한국형 닌텐도는 전 세계 오픈소스 개발자로부터 게임 콘텐츠를 공급받게 됩니다.”

 이범홍 게임파크홀딩스 사장(40)은 30일 휴대형 UCC게임기 ‘GP2X 위즈’ 정식 발매를 앞두고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는 지난 2월 이명박 대통령의 ‘닌텐도’ 발언 이후 예기치 않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게임파크홀딩스가 콘솔게임기 시장의 독보적인 존재로 부각됐기 때문이다. 한때 게임파크홀딩스는 제품을 출시해도 전혀 조명받지 못했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수년째 ‘GP2X 시리즈’를 개발하며 외로운 투쟁을 해온 이 사장은 개발자 출신일 것 같은 선입견과 달리 잘나가던 증권사 애널리스트였다. 그는 9년 전 국산 비디오게임 개발이란 꿈을 품고 이 시장에 뛰어들었다. 투자자로 시작해 영업과 인사, 마케팅 등 1인 다역을 수행했던 이 사장은 2004년부터 본격적으로 하드웨어 개발에 뛰어들었다.

 “당시 소니와 닌텐도는 이미 우리 수준을 능가하는 제품을 내고 있었습니다. 오픈소스 기반의 비디오 게임기를 내놨지만 일본 제품과 품질은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낮았습니다.”

 휴대형 게임기 불모지였던 국내에 게임기를 내놓고 고배를 마셨지만 이 사장은 포기하지 않았다. 국내에서는 거의 팔리지 않는 제품이었지만 유럽에서는 마니아층이 형성됐기 때문이다.

 “유럽의 SW개발자들이 저희 게임기의 주요 고객층입니다. 리눅스에 익숙한 그들에게 적합한 제품이죠. 개발자들은 스스로 커뮤니티를 만들고 자신들이 만든 게임을 공유했습니다.”

 이 사장은 그들의 모습에서 가능성을 보기 시작했다. 유럽 개발자들이 만든 커뮤니티를 확대해 애플의 앱스토어와 같은 형태로 발전시킬 계획을 세웠다.

 “전작 게임기는 다양한 기능을 추가해 PMP와 같은 개념이었습니다. 하지만 30일 출시되는 GP2X위즈는 게임기 본래의 기능에 충실합니다. 또 더욱 쉽게 게임을 개발할 수 있는 도구와 네트워크 기능에 역점을 뒀습니다.”

 그는 “일본 기업에 비해 30년 가까이 늦게 시작했지만 하드웨어 기술력만 놓고 보면 큰 차이가 없다”며 “UCC게임기로 일본에 잠식당한 비디오게임 시장 주권을 되찾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