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관련 주요법안 또 표류

 디지털전환법·방송통신발전기본법 등 방송통신위원회 주요 법안이 대부분 상임위 벽을 넘지 못하고 다음 회기로 넘어갔다. 방통위의 주요 정책이 또다시 표류할 것으로 우려된다.

 임시국회 마지막 날인 28일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고흥길)에서 법사위 및 본회의까지 올라간 법안은 인터넷주소자원에 관한 법(정부입법) 단 한 건에 불과했다. 지난 27일 법사위에 올라간 IPTV법을 포함해도 이번 국회에서 결실을 맺은 법안은 총 5건(5건 중 4건은 모두 IPTV 관련 의원입법)이다.

 정부가 심혈을 기울인 방통기본법·전기통신사업법·전파법·방송법 등 정부 입법안은 결국 소위에 계류된 채 통과하지 못했다.

 이와 함께 민주당 천정배 의원과 한나라당 이성헌 의원 등이 각각 발의한 ‘지상파텔레비전방송의 디지털전환과 디지털방송의 활성화에 관한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도 처리하지 못했다.

 의원들은 이들 법안이 전날 오후 10시 넘어 의원실에 통보돼 대체토론 및 검토시간 등이 부족했다는 이유로 처리를 미뤘다. 이 날이 소위 마지막 날인 만큼 관련 법안은 최소 6월 이후로 넘어가게 됐다. 하지만 6월엔 미디어법에 모든 시선이 쏠릴 수밖에 없어 대상자들은 난감해하고 있다.

 천정배 의원 등 12명이 낸 특별법 개정안은 △디지털 전환 지원 대상 확대 △디지털전환기금 설치 △디지털TV 수상기 제조·판매자에게 부과금 징수 등이 골자다.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부분은 ‘디지털TV 수상기 제조·판매자에게 부과금을 징수한다’는 내용으로, 제조업체와 지상파방송 입장이 가장 격렬하게 갈리는 영역이다.

 특히 개정안 논의가 미뤄지자 일각에선 디지털 전환 속도에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아날로그방송 중단이 바로 3년 앞으로 다가왔지만 현재 기본계획 뿐만 아니라 법안 정비도 계속 지연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특별법의 경우 전환 비용을 누가 부담할지 불분명해 사업자 간 다툼을 야기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디지털방송의 경우 전환 비용이 많이 드는 만큼 법률 등을 통해 대상이나 지역을 특정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라며 “법안 개정 뿐만 아니라 디지털전환활성화추진위원회도 결성됐지만 실무위원회가 1번 밖에 열리지 않는 등 구체적인 액션이 없어 답답하다”고 말했다.

 한정훈기자 existe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