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 규제당국이 인텔을 상대로 사상 최대규모의 반독점 과징금을 부과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29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가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인텔에 부과될 것으로 알려진 과징금 규모는 지난 2004년 마이크로소프트(MS)에 부과된 4억9700만유로(6억6300만달러)의 두 배 수준인 10억 유로(13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지난해 인텔이 거둔 영업매출(376억 달러)의 3∼4% 수준에 불과하지만 그간 시장 지배력을 이용한 불공정 거래를 두고 IT업체에 부과된 금액으로는 최고치에 해당한다.
이와 관련해 로펌인 올스왕의 하워드 카트리지는 “MS 사례 이상의 과징금이 부과되지 않는다면 그 자체가 놀라운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앨런&오브리의 마이클 레이놀드는 “이처럼 큰 규모의 과징금은 ‘카르텔’ 행위가 포함된 경우에나 가능한 것으로 인텔에는 해당되지 않는다”며 다른 관측을 내놓기도 했다.
인텔에 대한 과징금은 27개 EU 회원국 대표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5월초 최종 논의될 예정이다. EU의 실행기구인 유럽위원회(EC)는 반독점 규제 위반업체에 대해 전세계 판매액의 10%까지 벌금을 부과할 수 있다.
인텔에 대한 반독점 조사는 지난 2000년 경쟁사인 AMD의 문제제기로 시작됐다. 이후 지난 2007년과 2008년 EC는 인텔이 컴퓨터 업체를 대상으로 리베이트 제공, 제품공급 일정 연기, 저가 공급 등의 방식으로 칩시장의 시장지배력을 악용했다며 제소했다. 이에 대해 인텔 측은 대부분 합법적이고 경쟁 향적인 활동이며 소비자를 위한 것이라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인터내셔널데이터코프에 따르면 지난 12월 전세계 PC칩 시장에서 인텔의 시장 점유율은 81.9%로 17.7%의 AMD와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이정환기자 vict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