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종합그룹 타임워너가 지난 2000년 인수한 아메리칸온라인(AOL)의 분사를 적극 검토중이라고 밝혀 전세계 미디어 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29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워싱턴포스트 등 주요 외신들은 타임워너의 AOL 분사가 초읽기에 들어갔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타임워너는 하루 앞선 28일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정기 보고서를 통해 “비록 이사회에서 아무것도 결정된 것은 없지만 AOL 사업부문의 하나 또는 그 이상을 분사(spin-off)하는 작업을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 같은 내용이 현실화되면 그간 미국기업 역사상 최악의 결합중 하나로 꼽혔던 타임워너와 AOL 합병은 10년도 되지 않아 종착역에 이르게 된다. 이에 앞서 최근 타임워너는 AOL 최고 경영진을 교체, 거대한 변화의 전조를 알렸다.
타임워너와 AOL간 합병은 당시 전통미디어와 뉴미디어간 혁신적인 결합을 알리며 놀라움을 안겼다. 당시 2200만명의 유료 가입자를 확보한 인터넷 공룡 AOL은 CNN에서 피플지에 이리는 타임워너의 콘텐츠 포트폴리오에 크게 기여하는 동시에 미디어그룹의 인터넷 진입에도 큰 탄력을 줄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AOL의 역할이 명쾌하게 정의되지 않으면서 합병 시너지를 내지 못했고, 심지어 AOL의 창업자로 양사간 합병을 주도했던 스티브케이스조차 지난 수년간 두회사의 결별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밝혀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와 관련해 기술 산업계는 분사가 구글이나 MS·야후 등 인터넷 검색시장을 추격중인 AOL에게 긍정적인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타임워너를 벗어나 다양한 사업주체들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구축할 수 있기 때문이다.
AOL의 지난해 매출은 온라인광고의 축소로 20%가 추락한 42억 달러에 달했다. 타임워너는 AOL의 고전이 결국 최근 분기에 미디어그룹 전체 매출이 전년 대비 14% 줄어드는데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이정환기자 vict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