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강대원 박사 美명예의 전당 헌액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김성용 특파원=세계 반도체 및 집적 회로(IC) 역사에 획기적인 발명을 이룩했던 ‘첨단 전자 산업의 대부’ 고(故) 강대원 박사가 미국 컴퓨터 분야의 최고 전문가 조직인 ‘전국 발명가 명예의 전당’ 회원으로 정식 입회하게 됐다.

1일 미국 ‘전국 발명가 명예의 전당’ 협회 홈페이지 등에 따르면 협회측은 올해 컴퓨터 및 전자 부문의 집적 회로(IC) 발명 50주년을 맞아 고 강대원 박사를 비롯, 전자 업계의 혁명적인 발전에 공헌해 온 ‘명예의 전당’ 회원 15명을 선정, 발표했다.

강 박사는 전류 증폭 및 스위치(개폐) 기능으로 모든 전자 제품의 핵심 부품 역할을 하는 집적 회로(IC)를 최초로 상용화시킨 ‘모스펫’(MOSFET)’을 발명, 특허를 받은 인사로 전자 산업의 역사를 새로 창조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금 널리 유행하고 있는 USB 메모리, MP3 플레이어에 적용되는 플래시메모리 등도 강 박사가 최초로 발명한 기술 제품에 속한다.

모스펫은 과거 진공관과 트랜지스터로 대표되는 초기 전자 회로 시대를 뛰어넘어 IC 시대로 발전하는 데 가장 기초적이고 획기적인 발명품으로 인정받고 있으며 지금 상용화돼 있는 모든 디지털 전자 회로의 토대가 됐다.

미국 명예의 전당 협회측은 강 박사의 공적에 대해 “최초의 트랜지스터 상용 제품을 발명했고 그의 발명은 오늘날 컴퓨터와 전자 사업 부문의 집적 회로에 널리 적용되고 있다”며 “그는 벨 연구소와 NEC 연구소 등에서 컴퓨터와 통신 부문의 기초 과학 연구에 매진했다”고 적었다.

1931년생인 강 박사는 1955년 서울대를 졸업하고 미국 유학길에 나서 1959년 오하이오 주립대에서 전자공학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29세 되던 해 ‘모스펫’ 발명에 성공, 명성을 날렸다.

강 박사는 1950년대 당시 최초의 트랜지스터를 발명했던 미국 벨 연구소에서 일했고 1988년 일본 최대의 통신회사인 NEC가 미국 뉴저지에 세운 ‘NEC 리서치 연구소’ 설립을 주도하며 초대 소장을 역임했으며 전자 업계의 거두로서 활동하다 1992년 5월 별세했다.

실리콘밸리 한인 전문가 조직인 ‘K-그룹’ 김태진 고문은 “강 박사가 첨단 정보기술과 현대 전자산업에 끼친 영향은 세계 전문가들이 모두 인정할 만큼 가히 절대적이다”며 “전자 산업계의 ‘노벨상’ 후보로 거론돼 온 강 박사가 뒤늦은 감은 있지만 ‘명예의 전당’에 오를 수 있게 돼 감회가 새롭다”고 말했다.

전자 산업 부문의 ‘오스카상’으로 불리는 미국 발명가 명예의 전당 입회 및 기념 행사는 2일(현지시간) 오후 6시 미국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 지역에선 처음으로 ‘마운틴뷰’에 위치한 ‘컴퓨터 역사 박물관’에서 IT 업계 거물급 인사들과 가족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릴 예정이다.

올해 명예의 전당 회원으로 선정된 인사는 강 박사를 비롯, 강 박사와 더불어 ‘모스펫’ 발명에 공헌한 마틴 아탈라 박사, ‘무어의 법칙’으로 유명한 인텔의 공동 창업주 고든 무어, 반도체 칩 디자인 분야의 선구자 카버 미드 등 15명이며 이중 강 박사를 포함한 5명은 이미 고인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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