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보호주의 저지 더 노력해야"

(런던=연합뉴스)이성한 특파원=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우려했던 것보다 보호주의 성향을 덜 보이고 있으나 의회에서 보호주의를 저지하려면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지적했다.

이코노미스트 최근호는 ‘오바마와 무역’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백악관에 들고 들어간 보호주의 가방을 버릴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오바마의 자유무역협정(FTA) 관련 최근 움직임을 그 사례로 들었다.

오바마는 대선 후보 당시 조지 부시 전임 대통령이 한국 및 콜롬비아와 체결한 FTA의 의회 비준에 반대했다.

그러나 그는 지난달 18일 콜롬비아 대통령과 양국간 FTA를 어떻게 진전시킬지에 대해 협의했다.

오바마는 한미 FTA와 관련해 한국이 미국 자동차 수입을 위해 더 많은 양보를 해야 한다며 여전히 단호한 입장을 갖고 있다.

하지만 모멘텀은 분명히 바뀌었다.

북한이 미사일을 시험 발사한 뒤 민주당과 공화당 일부 의원은 오바마 대통령에게 ‘확고한 맹방’ 한국을 돕기 위해 한미 FTA를 진척시킬 것을 요구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콜롬비아와의 FTA에 대해서도 재협상 없이 비준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또한 오바마는 대선후보 당시 수출을 늘리기 위해 자국 통화가치를 조작했다는 이유로 대중국 제재를 요구했지만 지난달 15일 미 재무장관은 중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지칭하지 않은 보고서를 조용히 내놓았다.

이러한 태도변화에 대해 이코노미스트는 “주목할 만하지만 아직은 오바마를 자유무역가로 바꿔놓지는 못했다”고 평가했다.

‘중국과의 대결’이라는 이슈는 선거과정에서는 잘 먹혀들었지만 지금 세계 경제회복을 위한 양국의 공동전선에는 방해만 될 뿐이라는 것.

마찬가지로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도 대선 출마 당시에는 오바마보다 더 보호주의적이었으나 지금은 콜롬비아와 한국 등과의 동맹관계를 강화시키는 것에 대해 더 큰 외교적 가치를 부여하고 있다.

보호주의 움직임은 미국 의회와 노조를 중심으로 무르익고 있는 반면 오바마 대통령의 저항은 간헐적이라고 이코노미스트는 분석했다.

하원의 무역관련 민주당 최고 중진인 찰스 랑겔 의원은 세계무역기구 판정과 충돌할 수 있는 방향으로 현행 무역법의 이행을 강화하는 법안을 제출했다.

미국 철강노조연합은 ‘섹션421’로 알려진 별로 사용되지 않은 법률을 끄집어 내 중국제 타이어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부시 정부에서 무역을 담당했던 존 베로노는 “이것이 오바마의 무역정책을 시험하는 가장 중요한 리트머스 시험지가 될 것”이라며 “오바마가 굴복한다면 비슷한 진정이 줄을 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코노미스트는 ‘도하라운드의 성공적 종결을 지지한다’는 론 커크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의 최근 발언을 거론하며 “도하라운드 부활문제에 대해 오바마가 어떻게 실마리를 풀어나갈지도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ofcours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