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와이브로(모바일 와이맥스) 벨트’가 눈에 띄게 넓어지고 있다. 삼성전자·포스데이타·SK텔레시스 등 국내 제조사에 이어 클리어와이어 등 해외 와이브로사업자들이 적극적으로 와이브로 영토(서비스 지역)를 넓혀가고 있는 것이다.
4세대 경쟁 기술인 롱텀에볼루션(LTE) 진영이 숨고르기를 하고 있는 가운데 와이브로가 한발 앞서 탄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와이브로가 상용화 시기에서 LTE와의 격차를 현재의 약 4년을 유지하거나 더 벌리면 두 진영 경쟁에서 와이브로가 한층 유리한 고지를 점령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외 와이브로사업자 ‘해외로’=와이브로 장비사업자와 서비스사업자들은 동유럽·남미·아시아 등을 선점하기 위한 작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러시아·브라질·대만·쿠웨이트 등에 와이브로 장비를 수출한 데 이어 지난 3월 초 리투아니아 수도 빌리우스에서 현지 국영방송국 LRTC와 함께 와이브로 상용 서비스를 시작했다.
또 이미 지난해 12월에는 국가적으로 모바일와이맥스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대만의 통신사업자 브이맥스(VMAX)텔레콤과 모바일와이맥스 상용장비 공급 계약을 체결하고 올해부터 상용서비스를 실시한다. 대만은 정부 차원의 ‘M-타이완’ 사업을 통해 모바일와이맥스 상용서비스 도입을 국가적으로 추진하고 있어 한국에 이어 또 하나의 모바일와이맥스 확산 거점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브이맥스텔레콤은 대만의 대표적인 종합 통신기업인 테콤과 3세대 이동통신 전국 서비스사업자인 비보텔레콤의 합작사로 지난해 대만 통신위원회로부터 대만 북부지역 모바일와이맥스 사업권을 획득했다. 또 포스데이타는 KT와 함께 우즈베키스탄에 진출했고, SK텔레시스는 요르단 암만 지역에 와이브로 장비를 구축, 이달 중순부터 상용서비스가 시작된다.
해외사업자 역시 시장 선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국 와이브로사업자 클리어와이어는 타이완에서 현지 사업자와 손잡고 와이브로 서비스를 구축할 예정이다. 기존 와이브로 서비스 국가들의 서비스 지역도 넓어지고 있다. 미국 스프린트와 일본 유큐커뮤니케이션(UQ)은 각각 볼티모어와 도쿄·요코하마 등에서 서비스를 시작했다.
지난 2월 모바일와이맥스 시험서비스를 시작한 UQ사는 ‘UQ WiMAX’라는 서비스명으로 도쿄 23개구와 요코하마시·가와사키시 일부에서 다운로드 최대 40Mbps의 고속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LTE를 제친다’=이처럼 와이브로를 상용화한 국가가 급속도로 늘어나면서 와이브로 진영이 영향력을 확대해가는 모양새다.
4G 시장을 놓고 노키아·에릭슨 등 유럽업체들이 주도하는 LTE가 와이브로와 표준 경쟁을 벌이고 있지만 경기 불황으로 LTE 진영은 주춤한 상황이다.
반면 와이브로는 지난 2006년부터 서비스를 시작하는 등 2010년께 상용화가 예상되는 LTE에 비해 4년 가량 기술 개발이 빠르다는 평가다. 와이브로가 네트워크 구축 지역을 넓혀가면서 관련 장비업체 및 서비스업체들이 투자 여력을 갖게 돼 더 빨리 성장하는 계기를 만들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한 와이브로 전문가는 “와이브로의 영역이 넓어진다는 것은 그만큼 국내 사업자들에게 기회가 많이 생긴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와이브로가 확산되면서 장비 및 단말 가격이 낮아지고 기술이 고도화되는 등 선순환 효과를 얻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비스 상용화의 기반인 주파수 배정에 있어서도 와이브로는 전 세계 2.3㎓, 2.5㎓, 3.5㎓ 대역 등에서 서비스에 충분한 주파수를 이미 확보하고 있다.
그러나 LTE는 아직 서비스 주파수 대역이 미정인 상태로 미국은 700㎒, 유럽은 2,5㎓ 등을 고려하고 있으나 디지털방송 전환 등으로 향후 주파수 재배치에 변수가 많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때문에 LTE 진영 업체들은 세계 각국이 주파수 배정에 나서줄 것을 요청하고 있는 상황이다.
심규호·황지혜기자 khsim@etnews.co.kr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2012년 와이브로-LTE 시장 전망 및 주파수 배정 현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