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포털 네이버의 뉴스캐스트 초기화면에서 언론사 퇴출이 처음으로 일어났다. 올해부터 실시된 뉴스캐스트에서 특정 언론사가 기본화면에서 빠진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NHN(대표 김상헌)은 최근 네이버 공지사항을 통해 ‘국민일보가 운영해 온 뉴스캐스트가 뉴스 제휴평가위의 평가 결과에 따라 기본형에서 선택형으로 전환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네이버 첫 화면에 나오는 언론사별 기사목록인 뉴스캐스트 초기화면에서 국민일보는 빠지게 됐다.
NHN 측은 5일 “네이버에서 기본으로 제공되는 첫 화면에서 국민일보의 뉴스가 제외되는 것뿐이며, 기사 검색이나 뉴스 서비스는 지속된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또 “이용자가 국민일보를 기본으로 보기를 원할 경우 ‘MY뉴스’로 설정해서 볼 수 있다”고 부연했다.
<뉴스의 눈>
NHN의 이번 조치는 ‘포털의 언론 통제냐’ ‘선정성을 없애기 위한 자정노력이냐’라는 논쟁을 다시 불거지게 만들 전망이다.
NHN 한 관계자는 “선정성이나 로딩 수 등 다양한 기준을 두고 평가하기 때문에 구체적인 기준을 밝히기는 어렵다”며 “제휴평가위에서 여러 차례 검토를 거쳐 내린 결정이다”고 설명했다.
NHN이 뉴스캐스트 초기화면에서 특정 언론사를 배재할 가능성은 이미 시사됐다.
황인준 NHN CFO는 지난 2월 열린 2008년 실적발표 콘퍼런스 콜에서 “뉴스캐스트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언론사 중 선정적인 광고를 내보내거나 접속 속도가 느린 언론사는 디폴트(기본설정)에서 제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NHN의 이번 결정을 편집권 통제보다는 선정성 경쟁을 자제시키기 위한 장치로 보고 있다.
황용석 건국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실제로 뉴스캐스트 전환 이후 연예·스포츠 중심의 연성기사나 낚시성 제목이 많아졌다”며 “포털사업자가 선정성 경쟁을 부추긴다는 비난을 피하고 사회적 책임을 지기 위해 시장 진입 장치를 둔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민일보 측은 문제제기에 공감은 하지만 형평성을 잃은 결정이란 입장이다.
정민 쿠키미디어 쿠키뉴스팀장은 “현재로써는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입장”이라며 “국민일보를 징계함으로써 나머지 언론의 편집권에 영향을 미치는 효과도 있는 것 같다”고 부연했다.
한편 네이버 제휴평가위는 언론학자, 교수 등 5명 이상으로 꾸려진 외부 자문기관으로 네이버 뉴스 서비스 운영에 관해서 조언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NHN은 외압을 고려해 제휴평가위원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이수운기자 per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