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KTF)그룹과 SK(SK텔레콤·SK브로드밴드)그룹 간 ‘결합상품’ 시장 경쟁이 전면전으로 전환됐다.
KT와 KTF가 합병에 앞서 유통망 통합을 비롯, 할인율 조정과 상품 라인업 다양화 등에 착수한 가운데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 또한 유통망 프로세스 개선과 판매 접점 확대, 판매 채널별 포트폴리오 구축에 돌입했다.
이는 KT그룹과 SK그룹 간 유무선 서비스 브랜드 경쟁에 이은 것으로 유무선 결합상품 시장에서 양 진영 간 치열한 싸움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포석은 양 진영이 결합상품 판매 확대로 가입자당월평균매출(ARPU)이 아닌 가입자당월평균수익(ARPC)을 높이기 위한 전략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개별상품 매출이 감소하더라도 결합상품을 통한 고객 록-인(Lock-in) 효과로 가입자 유치 및 유지 비용이 감소하는 등 개별상품 매출 감소를 상쇄함은 물론이고 궁극적으로 수익성 개선을 도모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KT그룹은 KTF의 전국 유통망 활용도를 높여 현장 영업망을 강화해 유무선 결합상품 가입자를 지속적으로 늘려 나갈 계획이다. 이와 함께 결합상품 할인율 조정은 물론이고 와이브로와 IPTV를 포함한 신규 결합상품 개발에도 착수했다.
KT그룹 관계자는 “KT와 KTF 합병을 계기로 결합상품 개발 및 출시를 위한 절차를 단순화함은 물론이고 할인율 조정 작업 등이 한층 수월하게 이뤄질 것”이라며 “결합상품 자체를 다양화하는 동시에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SK그룹은 판매 자회사 ‘PS&마케팅’ 설립을 계기로 판매 채널을 다양화, 고객의 시장 접근성과 편의성을 높여 결합상품 인지도를 높일 예정이다.
SK그룹은 상반기 중 결합상품 라인업을 추가, 새롭게 선보일 예정이다.
SK그룹 관계자는 “유무선 결합상품 판매를 위해 대리점을 포함, 영업 현장의 프로세스를 최적화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고객과의 접점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1분기 기준으로 KT 초고속인터넷과 KTF 이동통신 결합상품 가입자는 91만명으로 KT가 확보한 초고속인터넷 가입자 대비 13.5%에 불과하다.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의 결합상품 가입자는 34만5000명으로 SK브로드밴드 초고속인터넷 가입자의 9.5% 수준이다.
이동통신 시장 점유율이 사실상 고착상태라는 점을 감안하면 기존 초고속인터넷 가입자를 타깃으로 하는 KT그룹과 SK그룹의 파상적인 집중 공략이 예상된다.
김원배기자 adolf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