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이번에 1등 하면 무슨 선물 해줄거야?” 딸아이가 빅딜을 한다. 크게는 최신형 휴대폰을 부르고 여의치 않다 싶으면 도토리나 휴대폰 알 충전을 요청한다. 선물 문화도 참 많이 바뀌었다. 요즘 초등학생들이 가장 좋아하는 선물은 인기 연예인 브로마이드 같다. 생일날 초대받은 친구들의 선물 중에 샤프나 지우개 세트는 뜯어보지도 않고 구석에 처박아둔다. 반면에 인기 연예인 브로마이드나 휴대폰고리는 두고두고 흐뭇해한다. 거래처 선물도 예전에 수건세트, 갈비세트였다면 요즘은 와인부터 꽃바구니까지 다채롭다. 선물을 폼나게 하려면 아이디어와 매너가 중요하다.
선물을 고를 때 내가 주고 싶은 것과 상대가 받고 싶어하는 것을 고민하다 보면 멀미가 난다. 선물을 한다는 것은 큰 설렘이기도 하지만 큰 걱정거리기도 하다. 우리나라에서 선물로 금기하는 것은 구두, 손수건, 칼, 거울이다. 구두는 신고 도망간다는 속설이 있고 하얀 손수건은 헤어진다는 징크스가 있다. 칼은 관계가 금가고 거울은 파경을 맡는단다. 국가마다 문화가 달라서 중국은 괘종시계를 꺼리고 일본은 속옷을 금한다고 한다. 문화적 특성뿐 아니라 상대의 취향과 예산을 적절히 안배해야 한다.
선물 내용도 중요하지만 선물하는 방법도 중요하다. 내용물이 아무리 좋아도 환심을 사려는 의도가 느껴지거나 의례적으로 해치우는 듯한 선물은 받아도 찝찝하다. 가격표가 그대로 붙어 있거나 인사말, 편지글도 없이 덜컥 우편으로 배송된 선물은 받아 놓고도 찜찜하다. 선물을 하면서 지나치게 겸선을 떨어도 유쾌하지 않다. 왜 선물을 하는지, 이 선물을 고르게 된 이유는 무엇인지, 선물에 담긴 스토리로 호기심을 유발하는 매너를 발휘하자. 적절한 포장과 정성이 담긴 편지로 효과를 배가하자. 사람은 선물에 담긴 마음에 감동한다. 선물은 머리만 쓰지 말고 마음을 써서 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