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정부·업계, 저작권 보호 공조 급해

 한국 방송·영화·음악 콘텐츠가 조선족이 운영하는 포털에 무단으로 노출돼 저작권 침해가 심각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 사이트에는 KBS ‘꽃보다 남자’, MBC ‘내조의 여왕’, SBS ‘아내의 유혹’ 등 최근 방송 프로그램이 버젓이 서비스되고 있다. 지난 2005년 개봉한 영화 ‘달콤한 인생’뿐 아니라 심지어 올 1월에 개봉한 ‘유감스러운 도시’까지 유료로 방영된다. 인순이의 ‘판타지아’, 전진의 ‘HEY YA!’, 2NE1의 ‘FIRE’ 등 음악도 100여곡이 무료로 서비스된다. 이들 콘텐츠는 모두가 저작권자의 허락을 받지 않은 불법물이다. 관련 업계는 음악 분야 피해액만 월 75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더욱이 이들 사이트는 광고 일부만 한자로 표기돼 있을 뿐 화면 대부분이 한글로 쓰여 국내 이용자들의 접근도 쉽다. 국내 주요 포털들이 콘텐츠 이용을 유료로 한 반면에 이들 사이트는 이용자를 끌어들이기 위해 공짜 콘텐츠로 도배했다.

 조선족에 의한 범죄가 비단 이것만은 아니다. 서버를 중국에 두고 무차별로 전화를 걸어대는 보이스피싱 피해는 하루가 멀다하고 발생한다. 인터넷 도박이나 경마, 경정 등 피해도 끊임없이 일어난다. 문제는 단속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일단 서버가 중국에 있으니 중국 정부의 도움 없이 단속이나 처벌도 할 수 없다. 중국 정부 또한 협조에 소극적이다. 자국 내 피해가 없으니 시늉에 그치는 사례가 많다.

 지난 8일 ‘서비스산업 선진화를 위한 민관합동회의’에서 문화체육관광부가 대통령에게 보고한 바에 따르면 영상·음악·출판의 합법시장 규모는 4조5000억원인데 피해 규모가 2조원에 달한다. 저작권 피해가 심각하다. 조선족이 운영하는 포털의 불법 서비스는 빙산의 일각이다. 지금부터라도 정부와 업계가 공조해 작은 부분부터 막아야 소중한 우리 콘텐츠가 보호될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