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초등학교 교실에 조금 ‘특별한’ 선생님이 나타났다. 사야(Saya)라는 이름의 선생님은 외모는 젊은 여성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알고보면 사람을 똑 닮은 로봇이다.
12일 로이터는 일본 교실에 등장한 로봇 선생님을 소개했다. 도쿄이과대학이 약 15년에 걸쳐 만든 사야는 아이들이 과학과 기술을 새롭게 느끼게 해주는 로봇 선생님이다. 수업을 보조할 뿐 아니라 호기심이 많은 아이들의 관심을 끌어 수업의 효과를 높일 수 있다. 아이들이 기술의 현주소를 체험하고, 중요성을 느끼게 만드는 데 효과적이다.
사야는 올해 초부터 도쿄의 쿠단초등학교 연단에 올라 5학년 학생들을 가르쳤다. 아이들이 떠들 때는 “조용히 하세요” 같은 말을 한다. 처음에는 안내원으로 개발됐지만 수정을 거쳐 선생님으로 거듭났다. 연구를 주도한 히로시 코바야시 도쿄이과대학 교수는 “사야는 인간 선생님들을 대체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사야의 주요 목적은 수업을 보조하고, 아이들에게 새로운 기술을 만나게 하기 위함”이라고 말했다.
사야는 교사의 수가 부족하고, 아이들이 첨단 기술을 접해볼 기회가 거의 없는 시골 지역의 소규모 학교에 특히 유용하게 쓰일 전망이다. 히로시 고바야시 교수는 원격으로 사야를 조정해 원활하게 수업을 진행할 수 있도록 사야의 교습 능력을 높이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로이터는 실제 사야를 만난 학생들이 수업 시간에 눈을 떼지 못한다고 전했다. 수업이 끝난 뒤에는 우르르 몰려나와 사야를 관찰하기에 바빴다. 나나코 리지마 학생은 “평소 수업보다 훨씬 재밌었다”고 감흥을 전했다.
아키토 후쿠다 과학 교사는 “로봇 기술이 이 정도까지 왔다는 것이 감동스럽다”면서도 “한편으로는 로봇이 정말 선생님 노릇을 하려면 여전히 갈 길이 멀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 로봇 산업을 이끌고 있는 일본은 전세계 80만개의 산업 로봇 중 절반을 만들어 냈다. 전문가들은 가까운 미래에 로봇 산업이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간호 로봇을 포함해 100억달러(약 12조4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차윤주기자 chayj@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