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활용 컴퓨터를 수출하는 신규선 에스케이에스 사장은 몽골·나이지리아·싱가포르·인도 등 해외 바이어가 보낸 메일 확인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지난해 중소기업진흥공단의 전자무역을 이용하면서 계약 문의가 하루 두 건 이상씩 들어오기 때문이다. 특히 제품제안서를 받아보려는 문의가 지난해보다 3∼4배 늘었다.
에스케이에스는 한 달에 컨테이너 20개, 물량으로는 2만세트의 제품을 선적한다. 신 사장은 “해외 수출은 바이어의 신뢰부족으로 대금 등을 떼일까 걱정이 앞서는 게 사실”이라며 “수출사기로 해외 진출을 꺼렸는데 정부기관의 전자무역이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해외 수출이 쉽지 않은 중소기업에 B2B e마켓플레이스가 ‘수호천사’로 떠올랐다.
인터넷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 접속, 바이어와 e메일·메신저 수출상담, 영상채팅 등으로 저렴한 비용에 수출 성과를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 서비스는 세계 최대 규모 e마켓플레이스 알리바바닷컴에만 240개 국가 3810만개가량의 공급업체와 바이어가 상주해 중소기업의 ‘해외진출 창구’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중소기업진흥공단이 운영하는 해외바이어 알선서비스(BMS:Business Matchmaking Service)를 통한 지난해 수출실적(통관기준)은 234만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3월에만 400개가 넘는 국내 중소기업이 알리바바닷컴에 인증을 신청했다. 중기청 중소기업전자무역지원센터를 통해 전자무역에 진출한 기업도 40개가 넘는다. 서울시 서울산업통상진흥원(SBA) 역시 지난해 130개 업체를 지원해 1840만달러의 수출 실적을 올렸다. SBA는 알리바바닷컴 및 글로벌소시스를 활용, 4000여건의 상품주문 유효 제안서도 발굴했다.
e마켓플레이스가 해외시장 개척의 첨병 역할을 하면서 중소기업에 가시적인 성과도 나타났다.
굴착기 부품을 생산하고 있는 A사는 알리바바닷컴의 ITP서비스를 이용한 이후 신규 계약을 하자는 메일이 하루 두세 건씩 들어온다. 월 평균 80여건의 상품제안서를 받는다. 소형 현미경을 수출하는 세진코퍼레이션도 일본으로 월 평균 8만달러의 수출 거래를 성사시켰다. 계측기 렌털 업체인 누비콤 역시 일일평균 네다섯 건의 상품제안서를 받고 있다.
안길동 세진코퍼레이션 사장은 “중진공의 온라인 수출거래 알선을 통해 지난해 30만달러어치를 수출했다”며 “신뢰만 쌓인다면 시장 개척에서부터 수출계약까지 원스톱으로 처리할 수 있어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알리바바닷컴과 업무 제휴해 온라인 수출입지원 사업을 하고 있는 금상연 이엠투네트웍스 사장은 “e마켓플레이스 활용에 대한 정부지원 정책이 확대되고 있으나, 정착 수출 중소기업들이 이런 정보를 충분히 인지하지 못하고 있어 아쉽다”고 말했다.
김동석기자 ds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