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소비 감소로 실적이 부진한 일본 자동차 업계가 올해 설비투자 규모를 큰 폭으로 줄이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3일 보도했다.
도요타자동차 등 일본 내 7개 자동차 대기업의 올해 설비투자금액은 총 1조8940억엔으로 지난해와 비교해 30% 가량 감소할 전망이다. 이들 7개사의 설비투자 규모가 전년 수준을 밑도는 것은 3년 연속이며, 2조엔 미만으로 떨어진 건 2003년 이후 처음이다. 정점에 다다랐던 2006년과 비교하면 40% 가까이 감소한 셈이다.
도요타자동차는 계열사인 다이하쓰와 히노를 포함해 설비투자 규모를 지난해 대비 36% 가량 줄이기로 했다. 올해 그룹전체의 판매 전망치를 650만대로 전년대비 14% 낮춰 잡았고, 2010년 가동 예정이던 미국 미시시피공장 가동 계획도 연기했다.
혼다도 설비투자금액을 줄이면서 사이타마현 공장 가동을 연기했고, 마쯔다는 설비투자 규모를 63%나 축소하기로 했다. 7개 회사 중 유일하게 후지중공업만 올해 설비투자 규모를 소폭 늘리기로 했다.
일본 자동차 업계의 올해 연구개발(R&D) 비용도 전년 대비 9% 하락한 2조300억엔으로 전망됐다. 도요타자동차는 전년보다 9% 줄어든 8200억엔, 닛산은 12% 감소한 4000억엔을 R&D에 투자할 계획이다.
한편 도요타자동차, 마쯔다, 다이하쓰공업, 혼다, 닛산자동차, 스즈키, 미쓰비시자동차, 후지중공업 등 8개사는 지난 회계년도(2008년 4월∼2009년 3월)에 총 7000억엔의 최종 손실을 기록했다. 전년의 3조250억엔 흑자에 비하면 1년 사이 3조7000억엔 가량의 이익이 감소했다.
최정훈기자 jhchoi@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