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성용 특파원=미국 첨단 정보기술(IT) 업계는 글로벌 경기 침체 속에서 지난해 인터넷 분야에서는 상승세를 보인 반면 소프트웨어나 하드웨어, 반도체, 네트워킹 등 여타 분야에서는 고전을 면치 못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코트라 실리콘밸리센터가 공개한 ‘실리콘밸리 IT 6개 분야별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인터넷 분야는 지난해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낮은 비용으로 비즈니스를 할 수 있다는 장점 덕분에 실리콘밸리 IT 분야 중 가장 탄탄한 실적을 올렸다.
지난해 구글을 포함한 실리콘밸리 8개 대형 인터넷 기업의 총 순이익은 전년 대비 22% 상승한 총 60억달러를 기록했고 매출은 전년 대비 18% 증가한 350억 달러로 집계됐다.
미 시장 조사기관인 이마케터는 인터넷 광고 시장이 올해에도 성장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바이오메디컬 분야는 실리콘밸리 IT 업계에서 아직 큰 비중을 차지하지 못하고 있으나 관련 기업들의 총 매출이 전년 대비 8% 가량 상승하며 다소 양호한 성적을 거둔 것으로 평가됐다. 반면 하드웨어 분야는 애플이 아이폰과 아이팟 등의 인기에 힘입어 상당한 실적을 올렸으나 휴렛패커드(HP)와 오라클 등 유수의 기업들이 PC 업계의 침체 등 때문에 지난해 하반기 이후 부진을 면치 못했다. 소프트웨어 분야에선 지난해 실리콘밸리 기업들의 수익이 전년 대비 14% 증가한 총 510억달러를 기록했으나 이는 현금 보유량이 높은 오라클 등 일부 선두 기업의 양호한 실적에 기인한 것일뿐 대다수의 기업들은 실적 악화에 시달렸다.
반도체 분야는 인텔의 수익이 지난해 376억달러로 전년 대비 2% 하락하는 등 전반적인 부진 양상을 보였다. 실리콘밸리내 반도체 기업들의 총 매출 비중은 지난해 18%로 전년 20%에 비해 2% 포인트 가량 낮아졌다.
네트워킹 분야는 선두기업인 시스코시스템즈가 지난해 수익이 전년 대비 4% 증가하면서 실적 상승세를 탔으나 대부분 기업들은 매출이 저조하거나 다른 기업에 인수되는 등 하락세를 보였다.
코트라 실리콘밸리센터 구본경 차장은 “IT 업계가 인터넷을 제외하면 지난해 전반적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시기로 볼 수 있다”며 “기업별 순위 판도에 변화가 생겼고 ‘인수ㆍ합병’ 현상은 올해도 지속될 것으로 IT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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