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짝퉁’제품의 온라인 거래를 방조한 혐의로 명품업체들과 법정공방을 벌여온 e베이가 유럽 법정에서 또 한차례 승리를 따냈다.
13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프랑스 화장품 업체 로레알이 자사 화장품·향수 등의 위조품 거래를 방조했다며 e베이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프랑스 법원이 e베이의 손을 들어 줬다고 전했다.
프랑스 법원은 e베이가 경매 사이트에서 위품 유통을 막기 위해 합당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원고 측 주장을 기각했다. 엘리자베스 벨포트 판사는 “e베이는 모조품을 감지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함으로써 신뢰의 의무를 다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위품 방지는 제조사와 e베이 사이에 긴밀한 협력이 이뤄질 때 진정한 효과가 있다”며 두 회사간 협력을 명령하고, “법원이 지정한 중재자가 이 같은 노력을 지켜볼 것”이라고 판시했다.
로레알 측은 이번 판결을 두고 “법원이 향수·화장품 등 제품 분야에서 e베이가 모조품 유통을 막는데 상당한 어려움을 안고 있음을 인정한 것”이라며 “프랑스의 유사 사이트인 프라이스미니스터가 제품 판매 전 진품 여부를 살핀뒤 거래품목에 올리는 방식을 e베이도 채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사전 필터링 시스템의 필요성을 간접적으로 제기한 셈이다.
위품 유통방조와 관련해 전세계에서 여러 업체들과 법정공방을 펼치고 있는 e베이의 성적은 현재까지 상당히 양호한 편이다. 로레알이 프랑스 외에 벨기에·영국·스페인에서도 같은 소송을 제기한 가운데 지난해 8월 벨기에 법원이 e베이의 손을 들어줬고 영국에서도 조만간 판결이 나올 예정이다. e베이는 또 미국에서 보석업체 티파니, 독일에서 시계업체 롤렉스와 유사 소송에서도 승리했다.
하지만 패션 명품업체 루이비통모엣헤네시(LVMH) 그룹과 붙은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는 프랑스 법원으로부터 총 3860만유로의 배상판결을 받고 항소했다.
이정환기자 vict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