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한국채택 국제회계기준`과 기업 경쟁력

[월요논단]`한국채택 국제회계기준`과 기업 경쟁력

 최근 몇 년간 유럽 및 아시아의 많은 국가가 국제회계기준(IFRS)을 채택했고, 캐나다와 미국도 5년 내 IFRS로의 전환을 진행 중이다. 애널리스트와 투자자들이 보다 손쉽게 글로벌 기업의 재무상태를 분석하고 비교할 수 있도록 해주는 IFRS 전환 기간 동안 로컬 GAAP와 IFRS의 두 가지 기준에 따라 결과를 보고해야 하는 회계 및 재무 담당자에게는 어려움이 야기되겠지만, 유럽과 호주 등에서는 이미 2005년에 도입을 완료했다. 우리나라에서는 IFRS와 거의 동일한 한국채택 국제회계기준(K-IFRS)을 2011년까지 도입하도록 돼 있다.

 K-IFRS의 전면 도입을 2년여 앞둔 현재 국내 상장기업들의 준비가 아직 그렇게 활발하지 않은 것 같다. 오는 2011년 K-IFRS를 의무적으로 적용해야 할 코스피·코스닥에 상장 혹은 등록된 1906개사를 대상으로 금융감독원이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기업의 26.5%는 도입에 착수했으나 시작도 하지 않았다는 기업이 73.5%에 달했다고 한다. 비록 전면 시행은 2011년이지만 K-IFRS가 적용된 2011년 1·4분기 재무제표가 2011년 5월 말까지 공시돼야 하기 때문에 최소한 2010년 말까지는 K-IFRS 도입을 완료해야 한다. 사실상 1년 반 남짓한 시간이 남았을 뿐이다. IFRS는 단기간에 구축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시간에 쫓겨 시스템을 구축하다 보면 필연적으로 시스템의 질을 100% 확보하기 어려울 수 있다.

 독일의 한 금융기관은 2∼3년을 구축기간으로 예상했으나 이보다 오랜 시간이 소요됐고, 유럽 전체의 43%, 특히 금융기관은 64%에 해당하는 기업이 IFRS 이전 작업에 예상보다 더 오랜 시간을 투자했다는 사실을 유념해야 한다.

 K-IFRS 시스템 도입이 아무리 급하다 해도 제대로 따져보고 시작해야 한다. 2년이 채 남지 않은 데드라인 내에 완성도 있는 시스템을 효율적으로 구축하기 위해 해외에서 이미 검증된 솔루션을 도입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 될 것이다.

 실제로 IFRS하에서 많은 기업의 성과는 꽤 달랐다. 거래는 결과나 측정 방식에 따라 구조화되며, IFRS의 가치를 반영하도록 재조정된다. 예를 들어 신제품 개발은 자산화돼야 하고 임대는 매월 임대료나 금융으로 기입돼야 한다. 또 고객은 전 세계적으로 공유되는 리포팅 기준에서 IT와 회계 시스템을 최적화하기를 기대한다.

 성공적인 IFRS 전환 단계를 지원하는 핵심 기술은 멀티GAAP, 톱엔드 IFRS 리포팅을 위한 강력한 재무 통합 애플리케이션, 멀티GAAP 보조원장 및 일반원장 회계를 갖춘 글로벌 거래 회계 시스템, 정책 변화를 관리하고 내부 통제를 향상시키기 위한 거버넌스 리스크 및 컴플라이언스 애플리케이션 등을 포함한다.

 국내에서 K-IFRS 도입이나 도입준비가 늦춰지고 있는 것은 최근의 경기 상황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이라도 서둘러야 한다. K-IFRS는 실질적인 효과를 얻는 데 걸리는 시간만 1년 이상의 회계기간이 필요하다고 한다. 교육이나 기술에 투자함으로써 이를 미리 준비한 기업은 현재 상당한 경쟁 우위를 보이고 있다. 좋아하든 좋아하지 않든 간에 새로운 글로벌 회계 시대가 도래했으며, IFRS를 제대로 준비하지 않은 기업은 경쟁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유원식 한국오라클 대표이사 wonsik.yoo@oracl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