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나라의 정원사를 비교해보자.
프랑스 정원사는 아무 날에나 내 맘 내키는 대로, 내가 결정한 나무를, 내가 판단한 위치에 심고 간다.
한국정원사는 집주인이 원하는 나무를 집주인이 원하는 위치에 심고 간다. 그에 비해 일본 정원사는 일단 집을 안팎으로 한바퀴 둘러본 후 집과 나무의 어울림을 고려해 조경계획을 세운 후 집주인과 상의한 다음 합의한다. 어디가 가장 완성도 높은 정원이 됐을까?
“묵묵히 일하면 틀림없이 망한다” “상사의 명령에 절대 복종하면 반드시 실패한다”는 말이 있다. 모 기업 사보팀에서 ‘실패하는 샐러리맨’을 조사한 결과에 이 같은 결론이 나왔다. ‘말 없이 황소처럼 묵묵히 일하는 사람’이 과거에는 성공했을지 모르지만 이제는 골병이 들거나 과로사할 가능성만 높아졌다. 일의 성과는 저조하다. 성실 근면의 덕목보다는 창조적이고 유연한 인재를 중시하는 기업풍토가 반영된 결과가 아닐까 싶다.
리더와 일할 때도 묵묵히 시키는 대로만 일하는 것보다 질문하고 의견을 나누고 제3의 대안을 찾는 일본 정원사와 같이 일해야 한다. 리더에게 용기를 내서 물어볼 일을 혼자 끙끙 앓거나, 하는 시늉만 해서 모면하는 부하는 도움이 안 된다.
문제는 잔뜩 들고 오는데 아무런 해결책도 제시하지 않는 부하는 리더도 답답하다.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책을 제시하며 더 좋은 방도를 상의하고 찾아낼 줄 아는 팔로어가 필요하다. 상사가 못 본 것을 보고, 상사가 생각할 수 있도록 질문하며, 상사의 짐을 덜어주고, 상사에게 대안을 제시하는 팔로어가 절실하다. 리더는 문제 해결책을 함께 고민하며, 질문하고, 격려하는 수준 높은 부하를 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