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정부, 설비투자 촉진책 서둘러야

 중장기 경기흐름을 예측할 수 있는 설비투자 흐름이 좋지 않다. 1분기 설비투자는 17조204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1%가 줄어들었다. 7년래 최악의 설비투자 현황이다. 기업들이 미래를 내다보고 공격적 경영에 나서는 것이 아니라, 현금 확보를 위해 단기간 수익구조 개선에 골몰한 까닭이다. 현재의 내수 위축은 물론이고 앞으로 한국경제 U턴과정에서 분명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다.

 설비투자 감소는 이미 예고됐던 일이다. 기간산업이라고 일컫는 통신산업에서 투자를 줄였다. 일부 통신사업자는 사상 최대의 유보금을 쌓아둔 채 소비자 주머니 훓기에만 열중한다. 전자정보통신산업을 이끄는 선도업체로서 고객을 위한 투자는 뒷전이다.

 우리나라 산업 발전은 비전을 제시하고, 국가적 역량을 집결해 시장을 만들고, 이를 수출하는 공격적인 정책을 만들어낸 정부에 의해 만들어져왔다. 초고속인터넷서비스 인프라 구축 및 서비스 확산, CDMA 이동통신 시스템 개발이 그랬다. 국가가 시장을 만들고, 기업이 과감한 설비투자를 이끌어 전자정보통신산업을 이끌어 왔다.

 최근 설비투자 현황은 최악의 경제 위기에 기인하는 것은 틀림없다. 그러나 이런 악순환을 불경기만을 이유로 돌리기에는 부족하다. 정부는 1980년대 초반 마이너스 경제 위기 속에서 TDX교환기를 만들고, 컬러TV 보급정책을 만들어 경제발전을 주도했다. IMF 외환사태 때도 전자정보통신, 자동차 산업의 투자를 유도해 위기를 탈출했다.

 설비투자는 경제악순환을 끊기 위한 가장 중요한 지표다. 전자통신 및 산업인프라 구축 및 혁신작업은 산업 전반에 걸친 광범위한 설비투자를 유도할 수 있다. 소비 진작책도 중요하지만, 정부는 산업 전체에 파급효과가 큰 설비투자 촉진 방안을 서둘러 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