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e스포츠에 푹 빠졌다

미국, e스포츠에 푹 빠졌다

 캐나다 토론토에 거주하는 조던 오브리엥(22) 씨는 마이크로소프트의 X박스360으로 ‘헤일로’나 ‘매든’을 즐기는 비디오 게임 광이다.

 하지만 지난달 온라인 게임 ‘MLB덕아웃히어로즈’를 알게 되면서 콘솔은 찬밥 신세가 됐다. 비디오 게임과는 다른 이 게임의 매력에 푹 빠져 밤을 새우기 일쑤다. 게다가 공짜다.

  오브리엥 씨처럼 콘솔이나 타이틀 구매 비용이 부담스러운 이들을 겨냥한 무료 온라인 게임이 인기 상종가를 올리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불황으로 한동안 인기를 끌던 비디오 게임에 이어 공짜 온라인 게임이 그 자리를 대신하게 됐다고 전했다.

 ◇골프부터 야구까지 없는 게 없다=온라인 스포츠 게임 업체인 퀵히트는 ‘퀵히트풋볼’이라는 무료 온라인 게임을 선보였다. 이 게임은 미 슈퍼볼 팀의 팀 이름이나 선수 이름, 관련 이미지 등을 사용할 수 있는 권한은 없지만 대신 모든 것이 공짜다.

 퀵히트는 오는 9월경 별도의 클라이언트를 설치할 필요없이 편리하게 즐길 수 있는 웹 브라우저 기반 풋볼 게임을 선보일 계획이다.

 온라인 엔터테인먼트 기업인 온넷USA는 지난달 무료 야구 게임인 ‘MLB덕아웃히어로즈’를 출시했다. 이 회사는 메이저리그 사무국인 MLBAM과 메이저리그 팀과 야구장 관련 콘텐츠 사용 계약까지 체결했다.

 월드골프투어도 지난해 말 실제 골프 코스와 동일한 화면에서 골프를 즐길 수 있는 브라우저 기반 무료 골프 게임을 출시, 인기를 끌고 있다.

 MLB덕아웃히어로즈는 불과 한 달여 만에 다운로드 7만5000회를 기록했다. 월드골프투어의 월 순방문자 수는 25만명을 돌파했다.

 ◇콘솔도 타이틀 비용도 필요없다=무료 온라인 게임의 인기는 불황과 무관하지 않다. 콘솔이나 타이틀 구매 비용마저 부담스러운 소비자들에게 공짜 게임의 매력은 대단하다.

 비록 X박스360이나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PS)용 게임만큼 화려한 그래픽은 없지만 무료라는 점을 감안할 때 충분한 가치가 있다는 게 사용자들의 반응이다.

 단순함과 편리함도 인기 비결이다. 상대적으로 시간이 오래 걸리고 복잡한 ‘매든’ 시리즈와 달리 ‘퀵히트풋볼’같은 무료 온라인 게임은 마우스와 몇 개의 버튼 조작만으로 웹에서 편리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온라인 상에서 게임 상대를 쉽게 찾을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새로운 타이틀을 출시하기까지 적지않은 시일이 소요되는 비디오 게임과 달리 무료 온라인 게임은 자주 업데이트된다는 점도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

 ◇콘솔 게임 대신할까=최근 이들 소규모 온라인 게임 업체들은 광고 외에도 유료 아이템 판매 등으로 매출 확대를 꾀하면서 영향력을 확대하는 중이다.

 퀵히트풋볼의 아이템 가격은 최소 25센트로 매우 저렴하다. 월드골프투어에서는 1달러면 새 골프 클럽을 살 수 있다. IDC의 예측에 따르면 이러한 부분 유료화 모델 도입에 따른 매출은 올해 5억달러 수준에서 2012년에는 31억달러까지 증대될 전망이다.

 이같은 무료 온라인 게임의 공세에 대형 콘솔 게임 업체들도 긴장하는 빛이 역력하다.

 ‘매든NFL’ 제작사인 ‘EA스포츠’는 스포츠 게임에 온라인 기능을 추가하기 시작했다.

 지난 3월 이 회사는 ‘피파사커09’ 콘솔 게임에 ‘피파09얼티메이트팀’이라는 부가 서비스를 개시했다.

 X박스360이나 PS3에서 다운로드해 온라인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기능이다.

 앤드류 윌슨 EA스포츠 부사장은 “게이머들이 채팅을 하거나 아이템을 거래할 수 있는 온라인 포럼도 개설했다”며 “피파 축구 게임의 온라인 멀티플레이어 기능을 이미 아시아 지역에서 제공 중이며 곧 미국에도 이 모델을 도입할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