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이 더 성인물에 열광? 인터넷에선 오해"

 “인터넷 이용시 남녀의 차이는 오프라인에서의 고정관념과 다르다.”

 마케팅 전문가 조너선과 SW개발자인 미셸 부부에게 인터넷은 전기나 식수 배관처럼 삶의 필수설비가 된 지 오래다. 이들 부부는 항상 아이폰을 지니고 다니며 인터넷에서 여행정보나 날씨예보를 확인하고 때론 괴상한 질문에 대한 답을 구하기도 한다.

 20일(현지시각) 포천은 조너선 부부와 리서치 조사결과를 예로 들며 인종·민족, 경제적 지위보다 성별이 인터넷 이용방식과 목적을 결정짓는데 더 큰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남녀에 따른 차이 역시 오프라인에서와는 다소 다른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e마케터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미국 마케팅 담당자들은 오는 2013년까지 372억 달러를 온라인 광고에 투입할 것으로 추산됐다. 또 여성 인터넷 이용자가 남성에 비해 다소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일단 인터넷을 시작하면 남성이 더 많은 시간을 인터넷 서핑에 할애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성별에 따른 인터넷 이용 성향을 파악하는 것은 온라인 광고주에게 있어 매우 중요한 투자 기준이다. 그동안 기업들은 남성을 대상으로는 스포츠와 기술 등을, 여성에는 육아 사이트 등 전통적으로 남녀가 주목해온 분야로 나눠 접근해왔다.

 남성은 여성보다 온라인 비디오 시청에 더 관심이 높다. 온라인의 성인물과 같은 시각적 이미지들이 남성에게 더 호소력이 높다는 가정은 그다지 놀라운 사실이 아니다. 가족의 수호자로 간주돼온 여성은 웹에서 건강·의료 분야에서 남성보다 더많은 관심을 보여 왔다.

 하지만 요즘엔 인터넷 이용성향이 오프라인 환경에서 나타났던 모든 경향을 반영하지는 않는다는 의견이 다수를 이룬다.

 퓨 인터넷&아메리칸 라이프 프로젝트의 매리 메이든 책임 애널리스트는 “트렌드라고 생각되는 것들이 대부분 고정관념일 가능성이 높고 또 다른 비정형의 양상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여성이 종종 성적인 내용에 더 관심을 드러낸다든지 온라인 커뮤니케이션의 툴로 e메일이나 블로그,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 등을 남성보다 덜 사용하기도 한다. 또 여성이 쇼핑에 더 적극적인 것으로 인식되고 있지만 남성도 온라인 구매시 여성만큼 주도면밀한 경우가 많다. 더욱이 아버지들이 자녀의 건강과 교육을 위해 온라인 정보검색에 어머니만큼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기도 하다.

 전문가들은 또 기업의 마케팅에서 가정내 재무관리와 관련된 남녀간 온라인 활동의 변화에도 주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지난 수년간 많은 가정의 인터넷 활동에서 남성이 주식정보, 모기지론 이자율 등을 검색하며 재무 관리자로 인식돼 왔지만 요즘 여성들은 남성만큼 온라인 뱅킹을 이용하는데 익숙해졌기 때문이다. 온라인 구직 사이트를 찾는 여성도 늘고 있다.

 조너선은 “아내는 쇼핑이나 대금 결제 등 좀더 기능적인 일에 활용하지만 나는 여가시간에 음악 리뷰를 읽거나 스포츠 경기 결과를 확인하는데 관심을 갖는다”고 말한다.

 더욱이 인터넷 IP(주소)로 남녀의 구분이 쉽지 않기 때문에 이 같은 변화의 양상을 꼬집어 내기가 쉽지 않다. e마케터의 책임 애널리스트인 리사 필립스는 “현명한 기업들은 목표 고객에 접근하기 위해 행위 타기팅을 이용하지만 실제로 IP 뒤에 누가 있는지를 명확히 파악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정환기자 vict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