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유선 자회사 SK브로드밴드의 ‘숨통 틔우기’에 나섰다. 유선 부문 역량을 강화해 KT와의 경쟁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의중이다.
SKT·SK네트웍스·SK브로드밴드 SK통신 관련 3사는 21일 일제히 이사회를 열고 SKT의 SK네트웍스 전용회선 망 인수와 SK브로드밴드의 유상증자 등 안건을 처리했다.
SK텔레콤이 SK네트웍스가 보유한 전용회선 망(7만5000km)을 1조6000억원에 인수하고, SK브로드밴드는 3000억원을 유상증자한다는 내용이다.
업계에서는 이런 SK그룹의 행보를 자회사 살리기 측면으로 해석하고 있다. SK텔레콤이 망을 보유, 운영하고 SK브로드밴드가 판매를 담당하게 되면 SK브로드밴드의 전용회선 매출액 또는 판매수수료가 늘어나게 된다는 것이다. 지난해 SK네트웍스의 전용회선 관련 매출액은 5000억원 규모였다.
특히 유상증자는 SK브로드밴드의 안정적인 자금 운용에 확실한 디딤돌이 될 전망이다. SK브로드밴드는 지난해 영업손실 227억원을 기록했고 올 1분기에도 94억원에 달하는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여유자금 확보가 필요한 상황인 것이다. 여기에 VoD 서비스에서 1위를 기록했던 IPTV부문이 실시간 서비스 론칭 이후 KT에 밀리고 있는 것도 영향을 미쳤다. IPTV 콘텐츠 확보 및 관련망 고도화를 위해서는 대규모 자금 여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양종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유상증자로 SK브로드밴드의 마케팅 역량이 강화되고 광대역통신망 등 네트워크 인프라가 확충될 것”이라며 “이동전화 사업자인 SK텔레콤은 망을 보유, 운영하고 유선통신사업자인 SK브로드밴드가 판매를 담당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황지혜기자 gotit@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