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와이브로 벨트 구축한다

SKT, 와이브로 벨트 구축한다

 우리나라의 휴대 초고속인터넷 와이브로가 SK텔레콤과 SK텔레시스를 앞세워 중동에서 마침내 상용화에 성공했다. SK텔레콤은 중동을 시작으로 유럽·북아프리카를 잇는 글로벌 와이브로 벨트 구축을 위한 행보에 들어갈 계획이다.

 SKT와 SK텔레시스는 20일(현지시각) 요르단 암만에 위치한 쿨라콤요르단 본사에서 ‘와이브로(고정형 와이맥스)’ 상용 서비스 개시를 알리는 개통 기념식을 거행했다.

 이날 기념식은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신봉길 요르단 대사, 최신원 SK텔레시스 회장 등과 바셈 로산 요르단 정통부 장관과 마이크 페너 KIBC 최고경영자(CEO), 하짐 알라딘 쿨라콤요르단 사장 등 우리나라와 요르단 정부 및 기업 관계자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성대하게 열렸다.

 개통식에 참석한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은 “오래 전에 유럽과 아시아를 연결하는 ‘실크로드’가 있었다”며 “이번 개통식을 계기로 한국과 요르단이 힘을 합쳐 전 세계적으로 ‘와이브로 로드’를 건설하는 데 앞장서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신원 SK텔레시스 회장은 “요르단에서 고정형 와이맥스 개통은 중동 지역에서 우리나라 통신장비 기술력을 인정받은 쾌거”라며 “오늘은 굉장히 의미 있는 기분 좋은(Nice) 날”이라고 평가했다.

 이날 SKT는 두바이에 본사를 두고 있는 투자전문회사 KBIC(Kulacom Broadband Investment Company·이하 쿨라콤)와 218만달러 규모의 투자의향서(LOI)를 교환했다. 이와 함께 438만달러의 컨설팅 계약도 동시에 체결했다.

 SKT와 쿨라콤은 중동·그리스·터키·이란 등 신흥 시장 진출시 SKT가 와이브로 토털 솔루션을 제공하기로 했다. 또 요르단과 바레인에서의 성공적인 협력 관계를 바탕으로 그리스와 터키·이란 등에서 와이브로사업 추진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남영찬 SKT 부사장은 “SK텔레콤과 쿨라콤이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신흥 시장에서 협력을 확대, 세계 초일류 와이브로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며 “SK텔레콤과 쿨라콤의 상호 발전을 위한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마이크 페너 콜라콤 CEO도 “SK텔레콤과 비즈니스 전략과 모델을 공유, 전 세계에서 와이브로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새로운 시작”이라고 평가했다.

 SK텔레콤의 글로벌 와이브로 벨트 추진은 성장 정체에 시달리는 국내 통신 시장의 한계를 탈피, 글로벌 통신기업으로의 변화를 본격화할 것임을 선언하는 신호탄이란 분석이다. SKT가 전면에 앞세운 상품은 국제적 경쟁력을 확보한 무선초고속인터넷(와이브로)이지만 포털 등 온라인 서비스와 콘텐츠를 포함해 비즈니스 모델 전반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SKT의 글로벌 비즈니스 전략 전반에 와이브로가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이와 함께 SKT는 글로벌 와이브로 시장 확대가 SK텔레콤의 글로벌 비즈니스 확대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IT 장비기업을 포함한 IT 전문기업의 수출 활로 개척 등 IT 생태계 선순환 구조 실현에도 일조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인터뷰-최시중 방통위원장

 “요르단에서의 와이브로 개통은 한국 와이브로의 글로벌화 초석이다”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은 한국의 와이브로가 세계적으로 공인받을 수 있는 기회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와 함께 우리나라와 요르단간 새로운 IT 협력 관계를 만드는 도화선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요르단과의 IT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SKT와 SK텔레시스가 구축한 요르단 현지 와이브로(고정형 와이맥스) 개통 기념식 참석차 요르단을 방문한 최 위원장은 “우리나라와 요르단간 관계를 고려하면 IT 분야의 협력은 비교적 부족했다”며 “SKT와 SK텔레시스의 와이브로 수출을 계기로 의미 있는 진전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우리나라는 네트워크가 발전돼 와이브로에 의존하지 않아도 되지만 중동을 포함한 동유럽과 아프리카는 사막 등 지역적 특성상 유선 초고속인터넷 인프라 구축에 한계가 있어 와이브로가 매우 적합하다”며 “우리나라 와이브로 기술과 장비가 상용화되면서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으니 이를 확장시키는 게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암만(요르단)=김원배기자 adolf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