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머니(Virtual Currencies)가 온라인 세상을 넘어 현실 경제에도 적지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24일 CNN은 최근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나 온라인 게임에서 아이템 구매나 선물 등을 위해 사이버머니를 사용하는 이용자가 늘어나면서 이들 가상화폐가 실제 세상의 경제를 움직이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에드워드 카스트로노바 인디애나대학 통신커뮤니케이션 교수는 “가상 통화로 환전되는 실제 돈의 가치는 생각보다 어마어마하다”며 “매년 온라인 이용자들이 10억달러가 넘는 돈을 사이버 머니로 바꾸며 이중 대부분은 온라인 게임에 사용된다”고 말했다.
카스트로노바 교수는 정확한 액수는 파악할 수 없지만 실제 거래 규모는 더 클 것으로 내다봤다.
이같은 흐름을 반영하듯 스페인어권 SNS인 하이파이브(hi5)는 최근 ‘사이버머니 매니저’를 고용했다. 이 사이트는 조만간 사이버머니를 통해 벌어들이는 수익이 최대 매출원인 광고와 맞먹을 것으로 예상했다.
고유의 사이버머니가 아직 정해지지 않은 페이스북은 단일화된 사이버머니 도입을 검토 중이다. 현재 페이스북에서 통용되는 사이버머니는 페이스북이 아닌 외부 개발자가 만든 것으로, 운영은 물론 수익 창출 면에서도 허점이 있었다.
CNN은 가상 공간에서 자신의 프로필을 꾸미거나 지인에게 선물하기 위해 구매하는 선물이 점점 현실에서의 ‘진짜’ 물품을 대체한다고 전했다. ‘세컨드라이프’의 ‘린든 달러’는 실제로 현실 세계에서 거래된다.
하지만 가상 공간에서의 사이버머니를 매개로 형성된 경제 규모가 커지면서 암거래·사기·인플레이션 등 현실에서 발생하는 것과 유사한 문제들을 야기하고 있다.
불법으로 사이버머니를 팔아 생계를 유지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고 외신은 전했다.
중국의 저임금자들이 ‘월드오브워크래프트’에서 통용되는 사이버머니인 ‘와우골드’를 모아 게임을 한 뒤 이를 해외 게이머들에게 판매하는 방식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사례도 지적됐다.
댈러스 지역 변호사인 마크 메테니티스는 “정해진 온라인 공간에서 통용되는 사이버머니와 관련한 사기사건이나 하이퍼인플레이션의 가능성도 매우 높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SNS와 온라인 게임 사이트들은 이를 체계적으로 관리할 필요성도 커졌다.
가상 세계 전문가인 조이 실러는 “온라인 이용자들이 가상 공간에서의 자기 자신을 꾸미는 일에 관심이 많아지면서 사이버머니가 갈수록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