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프집에 온 손님들이 꼽은 비호감 아르바이트생은 느릿느릿 굼벵이형, 시켰는데 까먹는 가물가물형, 강냉이 리필해 달라는데 짜증부리는 귀차니즘형, 손가락으로 산수하는 초딩형, 미성년자도 출입시키는 사장형(?)이란다. 내가 호프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한다면 어떤 비호감에 가까울지 자문해보자.
회사에서도 비호감 부하들은 비슷하다. 강 건너 불구경하듯 시키는 일만 겨우 하는 불구경형, 실력 대신 아부로 붙어 있는 예스맨형, 안팎으로 불만만 질러대고 험담을 흘리는 태클형, 여기는 내땅이라고 텃새 부리며 기싸움하는 안하무인형. 혹시 나도 이런 최악의 비호감 부하는 아닌지 점검해 볼필요가 있다.
회의를 해도 어떤 부하는 까칠하지만 빨리 알아듣고 개선점을 찾아낸다. 반면에 고개를 주억거리면서 호응하지만 무슨 말인지는 이해하지 못하는 부하도 있다. 심드렁하게 낙서를 하거나 먼산만 쳐다보는 부하가 있는가 하면 적극적으로 메모하고 질문하면서 아이디어를 짜내는 부하도 있다.
나는 어느 쪽일까. 적극적이지만 비판적인 유형일까. 수용적이긴 한데 실력이 떨어지나. 수용적이지도 않고 일도 못하는 냉소적인 유형일까. 가장 바람직한 것은 일도 잘하고 마음도 통하는 팔로어일 것이다. 리더를 충분히 수용하면서도 리더가 못 찾는 부분을 찾아내는 리더의 보완자가 박수받는 팔로어다. 멋진 리더를 만나는 것도 중요하지만 멋진 리더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국민의 수준이 대통령의 수준을 결정하는 것처럼 팔로어 수준이 리더 수준을 좌지우지한다. 팔로어 역량이 리더십의 품질을 결정한다.
리더가 부하직원을 만들지만, 훌륭한 팔로어는 괜찮은 리더를 만들어낸다. 유비라는 리더는 믿고, 따르며, 상황을 만들어 가는 제갈공명이라는 팔로어가 만들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