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게임 `차이나 메리트의 그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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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주요 게임 업체 실적이 한국을 크게 앞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내수 중심인 중국 게임 업체들이 해외 시장에서 본격적인 실적을 내면 격차는 더 벌어질 전망이다. 24일 한중 양국 게임 매출 순위 빅5 업체의 1분기 실적을 분석한 결과, 중국이 한국을 크게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NHN과 넥슨, 엔씨소프트, 네오위즈게임즈, CJ인터넷의 1분기 매출을 더하면 5525억원이다. 반면에 샨다를 시작으로 텐센트, 넷이지, 완미시공, 창유 등 중국 5대 업체의 총매출은 6895억원이다. 금액으로는 중국이 1370억원 많으며 비율로도 약 24% 높다.

5위 이하의 업체들을 감안하면 격차는 더 커진다. 한국은 업계 순위 5위 이하 업체들이 분기당 200억∼300억원 수준의 매출을 내는 데 비해 중국은 더나인이나 거인 등 분기 매출 500억원 이상인 업체가 수도 없이 많다.

 1분기 한국 게임 업체들은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뤄냈지만 중국 온라인게임 시장의 기하급수적 성장, 이른바 ‘차이나 메리트’를 누리는 중국 업체를 따라잡기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게임 업계는 1분기 국내 온라인게임 시장 규모를 약 5000억원으로 추산했다. 시장조사기관 아이리서치에 따르면 중국의 1분기 온라인게임 시장은 1조1250억원에 달했다.

 게임 업계는 2006년 이전에 한국이 중국을 여유롭게 앞섰지만 2007년에 접어들면서 호각세를 이루더니 지난해를 기점으로 중국 업체들이 역전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한국 게임 업체들이 최근 나타난 실적 호전 때문에 샴페인을 일찍 터뜨리면 규모뿐 아니라 개발력이나 마케팅 노하우 등 내실 측면에서도 중국에 덜미를 잡힐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블리자드라는 절대 강자와 중국 업체 사이에 끼어버리는 샌드위치 신세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왔다.

 서태건 한국콘텐츠진흥원 게임산업본부장은 “한국 게임을 모방했던 중국 게임 회사들은 이제 국내 기술력을 거의 따라왔다. 특히 개발자들이 영어 의사소통 능력까지 겸비해 해외 수출 시 개발 지원에서 우리를 앞선다”고 말했다. 서 본부장은 또 “중국은 물론이고 베트남에도 게임 개발 회사가 설립되는 등 온라인게임 시장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며 “이제 더 이상 기술력의 차이는 없는만큼 차별화된 기획력이 승부처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동준·김인순기자 dj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