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부터 SK텔레콤과 KT 그룹 주도로 시작된 마케팅 과열 양상으로 이통시장이 유례없는 혼탁상을 보이고 있다.
24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가 SK텔레콤, KTF, LG텔레콤 등 이통 3사에 통보한 지난 21일 현재 휴대전화 번호이동 건수는 총 83만7천530건으로, 벌써 지난달 전체 83만9천11건을 따라잡았다. 지난 2월에 비해서는 43만건, 3월에 비해 17만건이 늘어난 수치다.
이 같은 추세대로라면 이달말 월간 번호이동 건수는 123만6천여건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는 등 역대 최고 기록을 넘어설 것이 유력시된다. 2004년 번호이동 제도가 도입된 뒤 월간 번호이동 건수 최고치는 지난해 3월의 119만여건이었다.
이 같은 경쟁을 주도한 것은 ’통신공룡’ SK텔레콤이었다.
SK텔레콤은 정만원 사장이 목표로 내세운 이통시장 점유율 50.5% 선이 1월과 2월에 이어 4월까지 무너질 위기에 처하자 4월부터 본격적으로 보조금 지급을 확대하고 나섰으며, 그 결과 번호이동 시장 점유율을 3월 39.5%에서 4월 40.4%로 끌어올렸다.
여기에 이달 들어서도 지난 21일까지 점유율이 41.9%에 달하는 등 SK텔레콤의 강공은 계속되고 있다.
SK텔레콤의 선제공격에 KTF도 맞대응, 같은 기간 점유율을 34.6%에서 36.5%까지 높였다.
반면 LG텔레콤은 같은 기간 점유율이 25.9%에서 21.6%까지 떨어지며 위기에 처했다.
이 같은 상황에 출고가 기준 50만원이 넘는 휴대전화가 공짜폰으로 팔리는 등 이통 3사의 공짜폰이 50여종이 범람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6월 KT-KTF 합병을 앞두고 시장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출혈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며 “공짜폰의 범람이 소비자간 불공평 문제를 야기하고 정상적인 유통 질서를 어지럽히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