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윤정의 성공파도] (81)멀티 커뮤니케이션-­세월이 만든 얼굴 `인상`

 한 솥의 국 맛은 한 숟가락만 떠봐도 알 수 있다. 통째로 다 마셔봐야 알 수 있는 게 아니다. 하나를 보면 열 가지가 그려지고 열 가지를 그리면 백 가지가 예상된다. 한 숟가락으로 간을 보듯 얼굴로 마음을 간 본다. 얼굴은 생김새만 있지 않다. 눈빛도 있고 표정도 있고 인상도 있다. 생김새 자체가 그린 듯 잘난 것이 다가 아니다. 어떤 눈빛과 어떤 표정으로 어떤 인상을 만들어내는지가 중요하다. 링컨은 “사람은 자기 나이 40세에 자기 얼굴에 책임을 질 줄 알아야 한다”고 했다. 얼굴에는 그 사람이 살아온 인생살이가 묻어난다. 얼굴에는 품성과 성격이 담겨 있다.

 경찰도 불심검문하는 이유가 생김새 때문이 아니라 인상이나 눈빛 때문이라고 한다. 눈빛에 관한 실험이 있다. 남녀 학생들의 미팅 장소에서 A그룹에게는 아무런 미션도 없었지만 B그룹에게는 파트너인 상대가 눈을 몇 번 깜빡이는지 세도록 했다. B그룹의 학생들은 상대가 나를 좋아한다고 착각한 확률이 2.5배가 높았다. 눈을 주시하고 눈빛을 나누면 마음을 나누게 된다. 눈빛은 말을 한다. 눈빛이 마음빛이다. 그런데 아쉽게도 쌍꺼풀 수술은 있어도 눈빛 수술은 없다.

 표정이 열 마디 말보다 강력할 때가 있다. 좋은 표정, 기쁜 표정은 전염된다. 반면에 화난 표정, 우울한 표정은 상대를 불편하게 한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각양각색의 표정 가운데 사람들이 가장 빨리 찾아내는 표정은 화났을 때의 표정이란다. 사람들 속에서 가장 쉽게 눈에 띄는 것은 화난 표정이며, 특히 남성의 화난 표정은 여성의 화난 표정보다 더 잘 부각된다고 한다. 화난 표정은 바로 드러난다. 화난 표정은 세월이 쌓이면 나쁜 인상까지 만든다. 이상한 이목구비인데도 너그러운 인상이 있고, 똑부러지는 이목구비인데도 싸늘한 인상이 있다. 인상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고 하루아침에 바꿀 수도 없다. 내 눈빛과 내 표정이 쌓여 인상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