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게임 권하는 사회를 위하여

[현장에서] 게임 권하는 사회를 위하여

 게임업체들이 연이은 어닝 서프라이즈로 각광받고 있다.

 최근 영국의 한 게임잡지에서 발표한 100대 개발사 발표에서는 국내 업체가 2개밖에 포함되지 않았다. 국내에 일고 있는 게임 열풍에 비하면 초라한 성적이다. 미국 32개, 일본 23개와 비교하면 앞으로 가야 할 길이 사뭇 멀어 보인다. 게임을 보는 부정적인 인식과 청소년에게 편중된 사용자층을 고려하면 더 그렇다. 게임을 향한 인식 및 저변 변화가 게임산업을 키울 핵심 요소임은 자명한 사실이다.

 게임업계에서 일하고 있지만 ‘취미가 게임’이라고 당당히 말하기는 쉽지 않다. 한국사회에서는 아직까지 게임을 일부 청소년의 전유물로만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봤을 때 업무상 직접 느끼게 되는 외국인의 건전한 게임 문화는 부러울 따름이다.

 독일 쾰른에서 열린 WCG 2008 그랜드 파이널에 아이들 손을 잡고 행사장을 찾아 함께 소리 지르며 기뻐하던 부모들, 본인이 좋아하는 게임 타이틀이 프린트된 티셔츠를 선물받고 뛸 듯이 좋아하던 미국인 변호사, 위피트(Wii Fit) 파티를 열어 지인들을 초대했던 중년의 싱가포르 친구, 게임을 하나의 건전한 취미로 받아들이고 함께 즐기는 모습에서 게임이 주는 부정적인 이미지는 찾아보기가 힘들었다.

 개인적으로 작년 미국에서 처음 보는 외국인들과 함께 어울릴 일이 있었다. 영어로 원활한 소통이 가능하지 않아 친해지기는 쉽지 않았다. 그런데 같이 한자리에 모여 기타히어로라는 기타 모양의 컨트롤러로 하는 음악 게임을 함께할 기회가 생겼다. 언어가 통하지 않아도 같은 것을 공유할 수 있었기에 비로소 친구가 된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게임을 활용한 커뮤니케이션이 얼마나 수월하고 글로벌한지 직접 느낄 수 있는 기회였다. 게임할 때 주는 즐거움, 유대감 같은 재미 이상의 무언가를 경험한 것이다.

 우리는 주로 누군가와 친해지기 위해 술을 마신다. 마치 그 이상의 솔루션이 없다는 듯이 술을 마시며 친밀감을 형성하려 한다. 이제는 대한민국을 먹여 살릴 게임산업을 위해 동료에게 “오늘 한 잔 어때?”보다 “오늘 한 판 어때?”를 외쳐보자.

 김병수 월드사이버게임즈 운영팀 대리 marc@wc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