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PPH활용 일본만 못해"

 해외에서 특허를 받을 수 있는 기간을 10분의 1로 줄여주는 특허심사하이웨이(PPH) 제도를 우리나라가 일본에 비해 적극적으로 이용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PPH는 2개국 이상에서 특허를 출원할 경우 먼저 출원한 국가의 심사 결과를 활용해 2∼3개월안에 국제특허를 얻을 수 있도록 해주는 제도다. 통상적으로 국제특허 출원 기간은 짧게는 25개월에서 길게는 50개월까지 걸린다.

 한국산업재산권법학회와 이경재 의원실 주최로 27일 여의도 국회헌정기념관에서 열린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한 지적재산권 전략’ 세미나에서 스즈키 다카시 일본 특허청장관이 발표한 ‘이노베이션 촉진을 위한 지적재산 제도’에 이같은 내용이 포함됐다.

 스즈키 청장의 발표에 따르면 4월 30일 기준으로 일본이 PPH를 활용해 한국에서 특허를 출원한 건수는 242건이다. 이는 우리가 일본에 출원한 55건에 비해 5배 가까이 많은 수치다.

 일본과 PPH를 시행하고 있는 미국과 독일에 비해도 많이 뒤쳐진다. 일본이 미국에 출원한 건수는 963건이고, 반대로 미국 특허가 일본에서 인정받은 것은 533건이다. 일본->독일, 독일->일본은 각각 11건, 36건이다.

 스즈키 청장은 이와 같은 국제적인 공조와 지식재산 관련 제도 확립을 통해 혁신이 촉진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기술이 시시각각 달라지는 현실에서 PPH와 같은 제도가 특허등록 기간을 줄여 기업에도 실질적인 혜택을 줄 것으로 기대했다.

 한편, 이날 세미나에는 스즈키 청장 외에도 이상희 대한변리사회장, 윤선희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등이 한일 지재권 전문가들이 참여해 다양한 의견을 교류했다.

이수운기자 per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