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시토신은 상처를 빨리 낫게 하고 마음을 안정시켜 주는 호르몬이다. 옥시토신은 스트레스와 혈압을 낮춰주고 면역력도 강화시킨다. 애정어린 손으로 상대의 어깨나 목, 발을 어루만지면 옥시토신이 20% 증가한다는 조사결과가 있다. 놀랍게도 스킨십을 받는 사람뿐만 아니라 하는 사람에게도 옥시토신은 증가한다. 좋아하는 사람과 손을 맞잡으면 산소를 날라주는 헤모글로빈의 수치가 올라간다. 스킨십이 효자 10명보다 낫고 스킨십이 열 마디 말보다 안정감과 유대감을 준다.
먹이를 주는 엄마보다 두려울 때 만져주는 엄마에게 더 애착을 느끼는 쥐실험도 있었다. 육체적인 접촉 없이 자란 아이들보다 안아 주거나 입맞춤을 해준 아이들이 훨씬 건강하게 자란다. 따뜻한 악수와 가만히 만져준 어깨가 가슴을 덥히고 마음을 따사롭게 한다. 마음이 불안할 때는 열 마디 말보다 한 번의 포옹이 힘이 되고 위로가 된다. 그래서일까. 경기가 불황이고 삶이 공포스러울 때 특히 피부 마사지나 안마시술소가 성행한다는 설도 있다.
스킨십이 꼭 남녀 간의 애정표현을 일컫는 것은 아니다. 함께 일하는 동료끼리, 고생하는 부하에게, 고민하는 상사에게 위로와 격려의 스킨십도 친밀도를 형성한다. 남성들은 여성에게 하는 스킨십이 성희롱으로 여겨질까봐 두려워하는데 여성은 진심이 담긴 스킨십과 성희롱 정도는 분간한다. 와락, 덥썩, 만지작만지작, 더듬더듬 하는 것만이 아니라 토닥토닥 어깨를 두드려 주고, 두손 꼬옥 잡아주고, 의자에 앉으라고 권하고, 커피 저어주는 것도 스킨십의 일종이다. 외환위기 시절 슈퍼마켓에서는 유제품이 덜 팔렸으나 야쿠르트 아주머니의 매출은 오히려 늘었다고 한다. ‘야쿠르트 아주머니’가 일일히 고객을 찾아가면서 쌓아온 정감어린 스킨십 덕분이다. 토머스 카알라일은 “우주에는 성전이 하나뿐인데 그것은 인간의 몸이다. 인간의 몸에 손을 댈 때에 우리는 하늘을 만진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