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이동전화 번호이동 가입자 수가 120만명에 육박하면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동통신 시장에서 점유율 유지, 합병 등 각종 이슈가 맞물리면서 경쟁이 과열된 것이다. 마케팅 비용 과다 사용 추세가 이어지면 당장 2분기 수익성에 적지 않은 타격을 입을 것으로 업계에서는 우려하고 있다.
◇이동전화 번호이동 ‘사상 최대’=1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지난 5월 이통 시장의 총 번호이동 가입자 수는 119만7507명으로 지난 2004년 1월 제도가 도입된 이래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4월 83만9011명에 비해 35만8000여명이 증가한 것이다. 이전까지 가장 많은 번호이동이 이뤄졌던 것은 지난해 3월로 119만680명이었다.
사업자별로는 SK텔레콤이 KTF와 LG텔레콤으로부터 49만8090명을 유치해와 번호이동 점유율 41.6%를 기록했다. 뒤를 이어 KTF가 43만4036명으로 36.2%의 점유율을 LGT가 26만5381명으로 22.2%로 집계됐다.
이와 맞물려 지난 5월 국내 휴대폰 시장(제조사 판매 대수 기준)은 올 들어 최대인 260만대를 나타냈다. 사업자를 이동해 새로 가입하는 가입자가 많아지면서 단말 판매가 호황을 맞은 것이다.
◇시장 선점 공세&수성 맞물려 경쟁 격화=이통 시장의 여러 가지 이슈가 시장을 달구고 있다는 평가다. SKT·KTF·LGT 각 사업자들은 시장 점유율을 확보해야 하는 현실적인 이유를 갖고 있다.
지난 4월 순증 시장 점유율이 50.5%를 밑도는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당장 SKT에게는 점유율 유지라는 당면 과제가 주어졌다. 또 KT는 통합을 앞두고 시장에서 뒤처질 수 없다는 입장이다. 여기에 LGT도 순증 20% 이상을 목표로 하고 있어 시장 상황에 대처해야 한다.
이런 복합적인 상황이 연결되면서 시장이 과열됐다는 분석이다.
이통사 관계자는 “어느 사업자라도 나서 경쟁을 자제해야 하지만 지금은 각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보조금을 대량 투입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추세가 지속되면 지난해 초와 같은 수익성 악화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시장의 경쟁 심화는 마케팅 비용의 증가로 이어져 수익에 부담을 줄 수 있다. 1분기에 비교적 우수한 성적표를 거머쥐었던 이통사들이 2분기 실적에 악영향을 줄 것이란 분석이다.
한편 이동통신 3사는 지난 4월 가입자 동향 발표를 극심한 눈치보기 끝에 5월 13일에서야 공개한 데 이어 5월 수치 역시 1일 현재 밝히지 않았다.
황지혜기자 gotit@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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