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자동차 메이커였던 미국 제너럴모터스(GM)가 현지시각으로 1일 오전 ‘챕터 11’에 따라 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할 계획이라고 한다. 미국의 기업 법정관리 제도인 ‘챕터 11’은 법원의 감독하에 일시적으로 채무 상환을 연기하고 구조조정으로 기업의 회생을 유도하는 절차다. 이로써 101년 역사의 GM은 주인이 ‘정부’로 바뀌면서 새 전기를 맞게 됐다. 크라이슬러에 이은 GM의 파산보호 신청은 금융위기와 경기침체의 긴 터널에서 간신히 빠져나올 준비를 하는 미국 경제에 또 다른 타격이 예상된다. 우선 일자리 감소로 이어질 전망이다. 6만여명에 달하는 전체 직원 중 3만8000여명을 내년 말까지 감축한다는 회사 측의 계획에 따라 GM의 직원 절반 이상은 곧 일자리를 잃게 된다. 또 파산이 현실화되면 노조는 물론이고 딜러와 부품 공급업체 역시 고통받게 될 것이다.
GM의 파산은 남의 일로 볼 수 없다. IMF 외환위기 때 우리나라의 주요 기업들이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하면서 많은 노동자가 하루아침에 일자리를 잃었으며, 중소 부품공급업체들도 판로 감소로 큰 고통을 경험한 바 있다. 10여년이 지난 현재 우리 경제는 글로벌 경제위기의 여파로 또 한 차례 위기를 맞고 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IT 수출이 버팀목 역할을 해주면서 무역수지가 수개월째 흑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코스피지수가 1400선을 회복했으며, 주택경기도 회복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렇듯 일부 거시경제지표가 호조를 보이고 있음에도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은 최근 부하직원들에게 “경제가 여전히 좋지 않은 상태임을 지속적으로 홍보하라”는 이색 주문을 해 눈길을 끈다. 이 장관의 이런 주문은 일부러 부정적 측면을 과장하려는 의도는 아닐 것이다. 국민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실물경기가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일부 거시경제지표만으로 섣부른 경기 낙관론을 펼치는 것보다는 이 장관의 신중한 접근방식이 오히려 경제 회복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GM의 몰락이 한국 경제에 주는 시사점도 이와 다르지 않은 듯싶다.